현대차·도요타 오너 첫 회동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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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3면

한국과 일본의 최대 자동차 회사인 현대차와 도요타의 오너 경영자가 만났다.

현대차 그룹 정몽구(左) 회장은 도요타의 차기 사장으로 유력한 도요다(豊田) 일가 4세인 아키오(章男.49.(右)) 부사장 내정자(6월 주총에서 승진 예정)와 22일 서울의 한 호텔에서 만찬을 한 것으로 확인됐다.

현대차와 도요타의 오너 일가의 만남은 처음이다. 더욱이 현대차가 도요타를 추격하는 상황에서 이뤄져 그 배경과 면담 내용 등이 주목된다. 현대차는 다음달 미국 앨라배마에서 뉴 쏘나타를 출시하면서 중형차 부문 베스트 셀러인 도요타의 캠리와 맞붙게 된다.

이와 관련, 현대차 관계자는 "아키오 부사장이 정 회장에게 인사를 하는 형식으로 방문이 이뤄졌다"며 "중국의 사업 전략과 미래의 환경자동차 등이 주된 화제가 된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이날 만찬에는 기아차 최한영 기획총괄본부 사장과 김재일 해외영업본부장이 배석했다.

도요타 측은 오기소 이치로 도요타코리아 사장이 참석했다. 아키오 부사장은 1박2일 일정 동안 정 회장 외에 삼성그룹 고위층 인사와도 만난 것으로 알려졌다.

아키오 부사장은 게이오대 법학부를 졸업한 뒤 1984년 평사원으로 도요타에 입사했다. 2001년 임원으로 승진한 뒤 2002년 상무, 2003년 전무에 올랐다. 현재 중국 및 아시아본부장을 맡고 있으며 유력한 차기 사장으로 점쳐지고 있다. 도요타는 95년 이후 줄곧 전문경영인이 사장을 맡아 왔다.

현대.기아차는 지난해 320만대를 판매해 세계 자동차 7위권으로 도약했다. 도요타는 752만대를 판매, 미국 포드를 제치고 2위로 뛰어올랐다. 2007년에는 850만대를 팔아 GM을 제치고 세계 1위에 오를 것으로 보인다.

도요타는 지난해 매출 190조원, 순이익 15조원(추정치)을 기록, 세계 제조업체 가운데 가장 많은 이익을 냈다. 한편 도요타 일가의 3세인 도요타 쇼이치로(豊田章一郞) 명예회장은 2001년 게이단렌(經團連) 회장 자격으로 현대차 아산 공장을 방문했었다.

김태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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