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증시 조정국면에 들어가나

중앙일보

입력

미국 금리인하, 나스닥시장 급등 등의 호재로 가파르게 올랐던 종합주가지수가 20일에는 하락세로 돌아서면서 조정국면이 얼마나 진행될지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전문가들은 적어도 다음주 중반까지는 조정장세가 이어지면서 종합주가지수는 550안팎까지 밀릴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미국시장이 단기급등에 따른 숨고르기에 들어갈 것으로 예상되는 데다 종합주가지수 역시 지난 7일간 무려 72포인트나 치솟았던 만큼 반락이 불가피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미국과 국내의 실물경기에서 긍정적인 신호가 나오지 않는다면 주가는상당기간 횡보하거나 다시 하락세로 돌아설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는 견해도 나오고 있다.

▲단기급등에는 반드시 조정이 이어진다= 주가는 항상 일직선으로 올라가지 않는다. 대세 상승기에도 N자형을 그리면서 고점을 높여간다. 급등에 따른 차익을 실현하려는 투자자들이 항상 있기 때문이다.

종합주가지수는 전날까지 7일의 영업일중 하루를 제외하고는 계속 상승하기만했다. 이에 따라 지난 10일 491.21이었던 지수는 19일 563.31로 무려 72.1포인트나뛰었다. 이 정도의 지수상승에는 조정국면이 따를 수밖에 없다.

게다가 코앞에는 두터운 매물벽이 버티고 있다. 지수 560∼580에는 매물의 13.6%, 580∼600에는 32.6%가 각각 포진하고 있다. 지수가 이 선을 넘어서면 집중적인매물공세에 부닥치게 된다.

아울러 국내증시의 핵심적 매수세력인 외국인들이 추가로 투자할 주식을 찾기어렵다는 점도 지수상승의 발목을 잡고 있다. 삼성전자에 대한 외국인 지분율은 58%를 넘었고 SK텔레콤도 외국인 한도를 거의 소진했다. 내부의 유동성 보강도 시원스럽지 않은 상황이다.

▲적어도 다음주 중반까지는 조정= 전문가들은 지수 조정의 기간과 폭이 크지는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미국시장이 단기급등에 따른 조정국면에 들어가는 것은 불가피하지만 비교적 안정적인 흐름을 나타내고 있기 때문이다.

종합주가지수 지지선은 550선 안팎으로 예상되고 있다. 이 지수는 이전 박스권의 상단부로 저항선 역할을 해왔다. 일반적으로 저항선이 무너지면 지지선으로 바뀐다.

황창중 LG투자증권 투자전략팀장은 "지수는 550까지 밀릴 수 있다"면서 "그러나대체로 미국기업들의 1.4분기 실적이 예상보다 양호한 것으로 발표되고 있는 만큼국내증시는 다음주 중반이후에 상승을 시도할 수 있다"고 말했다.

박용선 SK증권 투자정보팀장은 "조정의 폭이 크지 않을 것으로 예상되지만 그이후에도 지수는 550∼560의 박스권내에서 움직인다"면서 "아직은 추세적 상승을 기대할 수 없다"고 설명했다.

지수를 밀어올릴 호재가 나오지 않을 경우 조정국면이 상당기간 지속될 것이라는 견해도 있다.

김석중 교보증권 이사는 "미국 실물경기 호전과 관련한 시그널이 없다면 미국과한국증시는 상당기간 횡보한다고 봐야 한다"면서 "특히 오는 27일로 예정된 미국 1.4분기 국내총생산(GDP) 잠정치와 다음달 4일에 발표되는 4월 미국고용동향의 내용이부정적일 경우 조정의 정도가 훨씬 심각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김경신 리젠트증권 이사는 "종합지수 560선 위에서 기다리고 있는 매물이 적지않다"면서 "지수가 550선을 뚫고 내려오면 박스권은 이전으로 되돌아간다고 봐야 한다"고 밝혔다. (서울=연합뉴스) 윤근영 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