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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도 IT인력의 '코리안 드림'[2]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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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데이트

장경수 유니텔 인사팀장은 “말로만 글로벌 글로벌 하는데 실질적으로 인도 IT인력과 같이 일하면서 업무와 생활에 있어 영어가 필수적으로 도입되어 상당한 변화를 가져왔다”며 “영어를 안하면 업무를 할 수 없어 실력이 늘 수밖에 없어 자동적으로 기업의 국제화에 도움이 된다”고 했다.

인도 IT 전문인력 헤드헌팅 업체를 운영하는 김명희 델타IMC 사장은 “마이크로소프트가 인수 합병한 세계적으로 가장 큰 웹메일 서비스인 핫(HOT)메일을 인도인이 만들었다”며 “미국 실리콘밸리 기술자의 3분 1은 인도 사람일 정도로 인도 IT기술은 세계적”이라고 설명했다.

현재 국내에 취업한 인도 IT 기술자들의 연봉은 평균 2천만원 안팎. 하지만 경력과 기술에 따라 4천만원이 넘는 경우도 있다. 유니텔의 경우, 인도 기술자들에게 지급되는 연봉은 3천∼4천만원 선. 여기에다 33평짜리 아파트도 회사에서 마련해 주었다.

이처럼 예상보다 높은 임금을 주고 인도인을 채용해야 하는 이유는 국내의 IT 전문인력이 턱없이 부족하기 때문. 업계에 따르면 올해부터 오는 2005년까지 14만명 정도가 부족할 것이라는 예측이다. 해마다 6만명 이상의 IT인력이 필요하지만 현재 국내 대학에서 연간 배출되는 IT인력은 3만명 정도에 불과하다.

하지만 섣불리 인도문화에 대한 정확한 이해 없이 인력을 채용했다가는 실망이 더 클 수도 있다는 지적도 있다. 인도 IT 인력 1명을 채용한 강신각 사이버피아 팀장은 “개발시간이 있어 거기에 맞춰 빨리 일을 해야 하는데 인도인 친구는 습관도 없고 일하던 스타일이 있어 처음엔 화도 많이 났었다”고 초기의 고충을 털어놨다. 하지만 지금은 많은 얘기를 통해 서로를 이해하고 있다.

인도 IT 인력의 국내 진출은 당분간 줄을 이을 것으로 보인다. 최근 출범한 e비즈니스기업인연합회가 인력분과위원회를 신설해 해외인력 유치에 나서고 있기 때문이다. 여기에 중소기업청이 해외인력을 채용하는 기업의 부담을 줄이기 위해 인력 1인당 최고 1천2백만원의 체재비를 부담키로 함에 따라 민관 합동의 해외인력 채용이 급증할 전망이다.

중소기업청 인력지원과 윤도근 서기관은 “현재 대기업에는 2백96명의 해외 고급인력이 국내 취업 중이지만 수익모델의 개선이 필요한 중소 IT기업엔 해외인력이 거의 없는 상황”이라며 “올해엔 인력수급 지원금으로 9억원을 배정 50여 개의 중소·벤처기업에 대한 해외 인력 지원을 적극적으로 해나갈 방침”이라고 말했다. 이에 따라 현재 인도 인력 채용 의사를 표명한 국내 기업은 줄잡아 수십여 개 업체에 이르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쓰리핸드의 오정환 사장은 “골드카드제 시행에 힘입어 올해 국내 IT 업계의 인도 IT 전문인력에 대한 관심이 더욱 높아져 인도 IT인력의 국내 유입이 급증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따라서 쓰리핸드는 “인도 기술자들이 한국 기술진과 팀워크를 이뤄 잘 적응할 수 있도록 부가 서비스 지원은 물론, 국내에서 인도 IT 전문 교육기관을 설립해 교육도 병행해 나갈 방침”이라고 했다.

인도 IT 기술자들이 테헤란밸리로 속속 유입되면서 한국 ‘프론티어’로 자부하는 인도 IT 기술자들의 코리안 드림이시작됐다.

미니 인터뷰/시바 사갈 (주)아이씨유 연구원“
1년 계약 끝나도 더 일하고 싶어요”

한국에 들어 온 지 한 달여 정도 됐다는 시바 사갈(24)씨는 “한국은 인도보다 기술적인 측면에서 훨씬 더 발달됐다”면서 특히 “민족을 사랑하고 서로 아낄 줄 아는 한국에서 일하게 되어 매우 기쁘다”며 한국생활에 만족해 했다.

시바씨는 지난 3월, 인력 헤드헌팅 업체인 쓰리핸드의 주선으로 국내에 들어와 인터넷 솔루션 개발업체인 아이씨유에서 솔루션 개발자로 일하고 있다. 인도에서 컴퓨터 공학을 전공한 시바씨는 현재 한국통신에서 수주한 프로젝트를 진행 중이다.

현재 일하고 있는 회사 여건이 좋아 1년 계약이 지나도 더 있고 싶다는 그는 한국 음식이 자신의 고향인 인도 케랄라 음식과 비슷해 아주 좋아한다고 했다. 한국은 자동차, 전자제품 등으로 인도에서도 매우 유명하지만 그동안 조금밖에 몰랐다는 그는 한국사람들은 매우 열심히 일하는 사람들로 알고 있다고 했다.

“소프트웨어 엔지니어는 하루라도 배우는 것을 멈출 수 없다”는 그는 “이 분야는 기술 변화가 매일 일어나기 때문에 항상 배우고 공부한다”고 말한다.

동료들이 대부분 영어로 말을 하기 때문에 아직 크게 의사소통에 어려움이 없지만 한글도 조금씩 배우고 있다. 매우 사교적인 성격이어서 한 달여 밖에 되지 않았지만 시바씨는 현재 많은 한국인 친구들을 사귀었다며 활짝 웃었다. 그러면서 한국의 문화를 이해하고 싶다며 주말에는 여행을 하고 싶다고 했다.

자료제공 : i-Weekly(http://www.iweek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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