승리투수 LG 신재웅 그것도 2176일 만에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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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재웅

2006년 8월 11일. LG 팬들은 괴물투수 탄생을 기뻐했다. 이날 LG 중고 신인 투수 신재웅(30·당시 24)이 프로 데뷔 첫 선발 등판에서 한화를 상대로 1피안타 완봉승을 거뒀다. 8회까지 무안타·2볼넷·무실점으로 역대 11번째 노히트노런을 눈앞에 뒀으나 9회 초 선두타자 신경현에게 안타를 허용하며 완봉승에 만족해야 했다.

 하지만 이후 신재웅은 내리막길을 걸었다. 단 1승도 추가하지 못한 채 부진했고, 결국 박명환의 자유계약(FA) 보상선수로 두산으로 이적했다. 어깨 부상에 시달리다 군 입대를 했고, 복무 중 두산으로부터 방출 통보를 받았다. 2006년 8월 11일 펼친 최고의 피칭이 그의 발목을 잡은 것이다. 당시 LG 감독대행이었던 양승호 롯데 감독은 종종 “신재웅을 생각하면 안타깝다. 당시 첫 선발 등판이라 투구 수를 고려해 교체하려 했는데 노히트노런 피칭을 하고 있어 타이밍을 놓쳤다. 그 영향으로 무리가 가지 않았나 싶다”고 회상했다.

 신재웅은 포기하지 않았다. 2010년 말 테스트를 받고 LG에 신고선수로 다시 입단했다. 부단한 노력으로 올해 정식 선수 계약을 한 신재웅은 기회만을 기다렸다. 그리고 26일 기회를 잡았다. 이날 두산을 상대로 2148일 만에 선발 등판한 신재웅은 5와 3분의 2이닝 3피안타·1실점으로 3-1 승리를 이끌었다. 2006년 8월 ‘그날’ 이후 2176일 만에 두 번째 선발승 감격을 맛봤다.

허진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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