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태환 - 쑨양 ‘물속의 맞수’ … 볼트 - 블레이크 ‘번개 대결’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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던 올림픽이 주목 받는 이유 중에 하나는 세기의 대결 때문이다. 한국의 박태환(큰 사진 왼쪽)과 중국의 쑨양은 수영 자유형 200·400·1500m 세 종목에서 격돌 한다. 우사인 볼트(작은 사진 왼쪽)와 요한 블레이크가 펼치는 ‘세상에서 가장 빠른 사나이’ 대도 볼만하다. [중앙포토]

2012년 런던 한가운데서 세기의 대결이 펼쳐진다. 수영 자유형 400m 2연패를 노리는 한국의 박태환(23·SK텔레콤)은 4년 전 베이징에서 대결한 마이클 펠프스(27·미국) 대신 ‘신 라이벌’ 쑨양(21·중국)과 맞붙는다. 4관왕을 노리는 최고의 ‘육상 스타’ 우사인 볼트(25)는 자신의 훈련 파트너였던 요한 블레이크(23·이상 자메이카)의 거센 도전을 받고 있다.

 박태환은 쑨양과 세 종목에서 격돌한다. 자유형 200·400·1500m에 출전하는 두 선수의 주 격전지는 400m다. 박태환의 주종목인 동시에 쑨양이 최근 급성장한 종목이다. 박태환은 2008 베이징 올림픽과 2010 도하 아시안게임, 2011 상하이 세계선수권을 연달아 제패하며 먼저 기세를 올렸다. 하지만 쑨양은 무서운 상승세로 지난해 9월 3분40초29의 아시아 기록을 세웠고 올해도 세계랭킹 1위인 3분42초31을 기록하며 박태환과 어깨를 나란히 했다. 박태환을 지도하고 있는 마이클 볼 코치도 “자유형 400m는 쑨양과 치열한 2파전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백인 선수의 전유물로 여겨진 남자 자유형의 오래된 ‘상식’을 깨버린 박태환과 쑨양은 이제 파울 비더만(26·독일)이 2009년 세운 3분40초07의 세계기록을 정조준하고 있다. 두 선수는 29일 오전 3시 15분 400m 결승에서 조우한다.

 물 위에서 박태환과 쑨양이 맞붙는다면 땅 위에선 볼트와 블레이크가 ‘세상에서 가장 빠른 사나이’가 되기 위해 대결한다. 런던 올림픽에서 가장 많은 스포트라이트를 받는 선수는 누가 뭐래도 우사인 볼트다. 남자 100m(9초 58)와 200m(19초19), 400m 계주(37초10)에서 모두 세계기록을 보유하고 있다. 탁월한 실력과 함께 화려한 쇼맨십을 선보이는 그의 모습에 전세계 팬들은 열광한다. 볼트는 이번 올림픽에 100m·200m는 물론 400m 계주와 1600m 계주까지 출전하며 최대 4관왕까지 노리고 있다.

 하지만 볼트의 훈련 파트너 출신 블레이크가 조금씩 그의 자리를 위협하고 있다. 지난해 8월 열린 대구세계육상선수권 100m에서 부정 출발로 실격당한 볼트 대신 우승을 차지하며 두각을 드러내기 시작했다. 지난달 자메이카 대표 선발전에서는 100m와 200m 모두 볼트를 제치고 1위에 오르며 만만치 않은 상대임을 각인시켰다. 블레이크는 최근 “지고 싶지 않다. 지지 않는 것이야말로 내가 할 일이다”며 자신감을 드러냈다.

블레이크 외에 ‘미국의 단거리 스타’ 저스틴 게이틀린(30)과 타이슨 게이(30)도 볼트의 아성에 도전하고 있다. 세계기록 경신 여부가 주목되고 있는 남자 100m 결승은 다음달 6일 오전 3시 45분에 펼쳐진다.

 이밖에 베이징 올림픽 8관왕에 이어 이번 대회 7관왕을 노리는 ‘수영 황제’ 펠프스와 2인자를 벗어나려 하는 라이언 록티(28·미국)가 있다. 둘은 수영 개인혼영 200m와 400m를 두고 불꽃 튀는 ‘집안 전쟁’을 벌일 전망이다. 또 코비 브라이언트(34·LA 레이커스), 르브론 제임스(28·마이애미) 등 미국프로농구(NBA) 스타들이 활약할 미국 ‘드림팀’의 경기와 로저 페더러(31·스위스), 노박 조코비치(25·세르비아) 등 프로 테니스를 주름잡는 별들이 대거 등장하는 남자 테니스가 관심 대상이다.

정종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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