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S, 블루투스 '찬밥 취급'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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휴대전화, 핸드헬드 컴퓨터와 기타 개인용 네트워크에서 디바이스로 접속할 수 있도록 해주는 무선 기술, ''블루투스''는 현재로서는 말만 무성한 상황이다.

마이크로소프트의 경우 윈도우 OS의 차세대 버전인 XP에는 블루투스 지원 계획을 고려하지 않고 있다. MS는 블루투스 표준을 개발중인 업계 그룹의 선두 멤버 중 하나다.

MS가 블루투스를 지원하지 않는다고 해서 치명적인 결과가 초래되는 것은 아니지만 급부상중인 블루투스의 확산이 늦어지는 것만은 사실이다. 마이크로소프트가 블루투스를 지원하지 않는다면 관련 디바이스 드라이버나 블루투스를 지원하는 기타 소프트웨어가 제공되지 않게 될 것이다. 이에 따라 하드웨어 제조업체와 소프트웨어 개발업체들이 블루투스 기술을 수용하는 데 부담스러워질 것은 자명한 사실이다.

중요한 문제는 이미 예정된 수순을 밟고 있는 블루투스 기술이 발전은 당분간 구체화되지 않을 것이란 점이다. "충분한 품질을 보장하는 블루투스용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는 한동안 출시되지 않을 것이다. 윈도우 XP가 블루투스를 지원한다고 해서 MS가 고객에게 제공하고자 하는 서비스를 충분히 제공한다고 볼 수는 없다"고 마이크로소프트 대변인은 언급했다.

마이크로소프트는 만약 충분한 수준의 품질을 보장하는 블루투스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가 시장에 선보인다는 가정하에서 2002년 상반기까지 블루투스를 지원하는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를 발표할 계획이라고 발표했다.

크리스 레토크 가트너 분석가는 "MS의 이런 움직임은 결국 블루투스 추종자들이 관련 제품을 스스로 구비해야 한다는 경고성 메시지이기도 하다"고 분석했다.

802.11b와 같은 무선 네트워킹 대체 기술도 현재 업계의 주목을 받고 있다. 블루투스와 802.11b의 핵심은 소비자가 무선을 이용해 표준 네트워크에 접속할 수 있도록 해준다는 것이다. 그러나 802.11b를 지원하는 인프라스트럭처는 블루투스에 비해 훨씬 앞선다. 일례로 NEC와 몇몇 노트북 제조업체들은 2/4분기중 802.11b를 지원하는 노트북을 출시할 예정이다.

MS 역시 윈도우 XP에서 802.11x를 지원할 예정이라고 발표했다.

이같은 블루투스의 반전된 상황에 대해 일부 업계 관측통들은 놀라움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카너스 인스탯 그룹의 분석가 켄 하이어스는 "제조업체와 개발업체들이 블루투스를 지원하는 상황에서 마이크로소프트가 지원을 미루고 있는 것은 상당히 놀랄 만한 일"이라며 의아해했다.

그는 또 "대부분의 블루투스 지지자들 역시 올 상반기 내에 블루투스를 이용한 어떤 제품도 나타나리라고 기대하는 것은 무리라는 점을 인식하고 있을 것이다"며, 연말쯤에나 시장이 형성돼 관련 제품이 출시될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레토크는 마이크로소프트가 비교적 간단한 업그레이만으로도 블루투스를 지원할 수 있도록 조치를 취할 가능성은 여전히 남아있다고 밝혔다.

블루투스의 빗나간 타깃

블루투스는 지난 2년 동안 하이테크 산업에서 통용어로 자리잡아 왔지만 기대치에는 미치지 못하고 있다. 지난달 독일 하노버에서 열린 세빗(CeBit) 박람회의 경우 주최측은 참관객들이 무선 데이터 네트워크 접속을 직접 테스트해 볼 수 있는 최대 규모의 블루투스 네트워크 전시관을 준비할 계획이었지만 결국 실패했다.

크리스 레토크 가트너 분석가는 "MS의 이런 움직임은 결국 블루투스 추종자들이 관련 제품을 스스로 구비해야 한다는 경고성 메시지이기도 하다"고 분석했다.

블루투스를 이용할 경우 소비자들은 PDA, 휴대폰, PC 등의 정보를 서로 교환할 수 있는 자체 무선 네트워크를 설계할 수 있다. 전송 속도는 2.4GHz 대역폭에서 720Kbps까지 가능하다. Wi-Fi로 잘 알려져 있는 802.11b 역시 같은 대역폭을 사용한다.

블루투스와 802.11b는 몇 가지 측면에서 상호보완이 가능한 기술이지만 소비자들이 원하는 기능은 제한적이기 때문에 현재로서는 두 표준이 경쟁 관계에 놓여있다. 노트북 데이터를 휴대전화로 전송할 경우 블루투스에서는 내장 블루투스 무선 칩을 이용한다.

반면 802.11b에서 데이터는 이더넷 네트워크에 유선으로 연결돼 있는 802.11b 리시버로 직접 전송된다. 따라서 802.11b의 경우 사용자는 내부에 있거나 트랜스미터를 포함하고 있는 네트워크 구조 내에 있어야 한다.

802.11b의 이같은 제약이 장애가 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오고 있기는 하지만 현재 802.11b 트랜스미터는 호텔과 사무실을 중심으로 급속히 확산되고 있다. 노트북 제조업체들 역시 블루투스 트랜스미터뿐 아니라 802.11b 트랜스미터를 추가로 장착하고 있다. 802.11b 표준의 전송률은 2.4GHz 무선 대역폭 내에서 11Mbps로 규정돼있다.

802.11b의 또다른 장점은 기존 네트워킹과 동일한 네트워킹 프로토콜과 표준을 이용한다는 점이다. 이런 점 때문에 기술을 적용하기도 훨씬 수월하다.

리서치 업체인 얼라이드 비즈니스 인텔리전스는 2005년까지 제조업체들이 14억달러 규모의 블루투스 제품을 출시할 것이라는 예측을 내놓았다. Wi-Fi의 경우 시장 규모는 2020만달러 이상이 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하지만 Wi-Fi는 이미 시장에 도입되고 있는 동일한 기술 기반의 제품들 덕택에 상당한 이점을 누리고 있다.

블루투스 표준 그룹에서 활동하고 있는 대형 벤더들은 에릭슨, IBM, 인텔, 노키아, 도시바, 쓰리콤, 루슨트 테크놀로지, 모토롤라, 컴팩, 델컴퓨터 등이며, 전체 참여 업체는 약 2000여 개에 이른다. 블루투스라는 명칭은 10세기에 단일 종교로 북유럽 국가들을 통일한 인물인 바이킹 킹 헤럴드 블루투스에서 따온 것이다. @

By Richard Shi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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