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성 표현하는 문신 어두운 이미지 여긴 없어요”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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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안 쌍용동에 위치한 타투 카페 영의 내부모습.

천안 쌍용동 서부 대로변에 위치한 타투(문신) 카페 ‘영’에 들어서면 넉넉한 풍채의 신동일(31)씨가 손님을 맞는다. 타투 이미지를 떠올리며 ‘당연히 타투를 시술하는 사람이겠지’라고 생각하면 오산. 신씨는 그저 카페 운영자 일뿐 타투 시술은 전문 타투이스트(Tattooist·문신기술자)이자 아내인 최은영(31)씨의 몫이다.

“예전엔 타투가 조폭의 상징이었지만 요즘엔 그렇지 않아요. 자신만의 개성을 표현하는 패션 아이템이죠. 대도시에서처럼 오픈된 숍으로 타투 이미지를 점차 바꿔보고 싶었어요.”

동갑내기 부부는 카페 근처의 개발지역에 버려진 폐자재를 이용해 사포 질과 색칠을 반복하며 손수 카페를 꾸몄다. 1층은 밝고 환한 카페로 어릴 적 추억이 묻어나는 흑백 사진들과 오래된 옛날 교과서, 알록달록한 피규어(figure)들을 진열해 눈길을 끈다. 탁트인 창문 너머로 산이 펼쳐져 조용한 곳을 찾는 손님들의 발걸음이 잦다.

  카페 분위기와 달리 정작 타투 작업실은 창고로 사용됐던 지하실을 개조해 신비롭고 독특한 분위기로 꾸몄다. 타투를 하러 오는 손님은 30~40대 남성이 대부분이다. 최근엔 피서철을 앞두고 어깨·허리·발목과 같은 노출부위에 타투를 새겨 넣으려는 젊은 여성도 늘고 있다고 한다. 신씨는 “단순히 연예인을 보고 호기심에 찾아오는 손님들이 있는데 ‘다시 생각하고 오라’고 설득한다”며 “타투는 평생 남는 것이기 때문에 신중하게 선택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글·사진=홍정선 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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