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안·아산 지역 우량기업을 가다 ⑩ 원앤원㈜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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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75년 ‘할머니집’으로 창업한 원앤원㈜는 1991년부터 본격적인 외식 프랜차이즈 사업을 벌였다. ‘원할머니보쌈’은 37년 동안 보쌈 브랜드 1위 자리를 지키고 있다. [사진=원앤원㈜]

고용노동부 천안지청과 중앙일보 ‘천안 아산&’이 공동 기획해 지역 우량기업을 시리즈로 소개한다. 전망 있는 중소기업에 대한 정보를 제공, 우수한 지역 인재들이 지원할 수 있도록 돕기 위한 프로젝트다. 평가 기준에 따라 지역 중소기업을 선정했다. 열 번째 순서로 외식 프랜차이즈 전문기업 원앤원㈜을 소개한다.

원앤원㈜은 원할머니보쌈, 박가부대찌개·닭갈비, 백년보감 삼계탕·찜닭, 커피에투온, 툭툭을 운영하고 있는 외식 프랜차이즈 전문기업이다. 천안 업성동 본사에 첨단 식품공장을 가동하고 있다. 공장 내에는 HACCP(식품위해요소 중점관리제도) 기준에 부합하는 위생시설을 갖추고 있다.

원앤원㈜은 1975년 청계 8가에 ‘할머니집’으로 창업해 15년 넘게 영업하다 1991년부터 본격적으로 가맹사업을 시작했다. 박 대표는 창업 이후 한 동안 가맹점을 내라는 유혹을 물리치고 김치 맛을 표준화하고 김치와 육류를 신선하게 보관하고 배송하는 기술을 개발하는 데 수익의 대부분을 투자했다.

프랜차이즈의 성공은 정확한 ‘매뉴얼’과 능률적인 ‘시스템’에 달렸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본격적인 가맹사업에 앞서 기초를 다지는 일에 만전을 기한 것이다. ‘원할머니보쌈’이 37년간 국내 1위의 보쌈브랜드 자리를 지켜올 수 있었던 것은 브랜드 특성에 맞는 매뉴얼을 개발하고 보완했기 때문이다.

박 대표는 고객만족을 실현하기 위해선 꾸준한 연구개발과 투자가 중요하다고 보고 2007년 천안에 최첨단 생산설비를 갖춘 식품공장을 준공했다. 연건평 9917㎡ 규모에 지하 1층, 지상 4층으로 지어진 이 공장은 국내 프랜차이즈 외식업계에서 단일 투자로는 최대 규모인 220억원이 투입됐다. 생산에서 물류, 배송에 이르기까지 완벽한 시스템과 위생설비를 갖추고 있다.

꾸준한 연구·투자로 품질·가격 경쟁력 확보

이러한 투자 덕분에 원앤원㈜은 전체 가맹점 식재료를 직접 생산, 품질을 균일화시키면서 생산단가를 낮춰 가맹점 부담을 덜어줬다. 그리고 박가부대찌개·닭갈비, 백년보감 삼계탕·찜닭, 커피에투온, 툭툭 등의 브랜드 출시와 해외진출을 위한 토대를 마련했다.

원앤원㈜은 외식업계 최고 수준의 정보화 시스템을 자랑한다. 2002년 외식업계 최초로 무선 인터넷(PDA)을 통한 주문관리시스템을 도입했고, 2004년에는 WIS(WONANDWON Information System: 원앤원 정보 시스템)을 구축해 업무와 가맹점 관리에 있어서 효율성을 높였다. 가맹점의 매출관리를 위해 POS 프로그램도 별도로 개발했다. 전국에 있는 원앤원㈜ 가맹점들은 모두 본사에서 개발한 POS 프로그램과 인터넷을 통해 음식자재를 주문하고 있다.

음식자재의 신선도 유지를 위해 19대의 배송차량에 콜드체인시스템(Cold-chain System)을 장착했다. 냉탑차의 온도상태는 이 시스템을 통해 본사 전산시스템에 3분 간격으로 실시간 전송되며 본사는 이를 통해 배송시간의 효율성과 식자재의 상태를 점검하게 된다.

원앤원㈜의 지식포털 시스템 ‘아라원’은 기업의 모든 정보를 관리, 공유하고 활용하는 시스템이다. WIS 시스템의 장점을 모두 살리면서 개인 블로그와 팀 사이트 운영도 가능하다. 커뮤니티 활동을 통해 지식교류를 활발히 하고 있다.

교육·독서 프로그램 만들어 자기계발 지원

원앤원㈜의 기업문화 저변에는 ‘잼터문화’와 ‘학습하는 문화’가 있다. ‘잼터문화’는 재미있는 일터 문화의 약자로 행복한 일터를 만들어 직원 개개인의 핵심역량을 한 단계 업그레이드 시킨다는 취지에서 시작됐다. 이를 위해 서울사무소의 건물 옥상에 ‘원스가든’이라는 하늘 정원을, 건물 2층에 북카페와 스포츠룸 등을 마련했다.

총 10개가 넘는 사내 동아리 활동도 지원한다. 분기별로 실시되는 ‘아이퍼스트(I First)’라는 이름의 강연 등은 모두 잼터문화 확산을 위해 기획된 것들이다.

원앤원㈜은 학습문화 정착을 위해 자기주도형 학습체계를 정립했다. 자아실현형 인재양성을 목표로 사이버교육훈련, 독서통신교육, 사외위탁교육, 테마강좌, 멘토링, 해외연수, 사내강사활동 등 다양한 형태의 강좌를 자율적으로 선택하도록 했다. 또한 2005년부터는 기업 내 학습조직문화를 정착시키기 위해 박천희 대표를 주축으로 독서경영을 진행하고 있다.

원앤원㈜은 창립 이래 줄곧 사회공헌활동에도 힘을 쏟고 있다. 매월 사회복지단체에 현금과 현물지원을 해왔다. 매년 기초수급대상 어르신들을 모시고 청계천 은빛한마당 잔치를 열고 있다. 고등학교와 대학교에는 장학금을 지원하고 있다. 그리고 도움의 손길이 필요한 사회 각층에는 임직원 봉사활동단을 파견하고 있다.

특히 올해부터는 조리시설을 갖춘 이동식 차량, 일명 ‘원쌈카’를 제작해 홍보활동은 물론 나눔 경영 실천에 활용하고 있다. 원쌈카는 한층 젊어진 원할머니보쌈의 브랜드 이미지와 가맹점 홍보를 위해서도 쓰이지만 사회 소외계층을 위한 무료 시식회와 각종 후원행사에도 활용되고 있다.

장찬우 기자

[인터뷰] 원앤원㈜ 박천희 대표

“경쟁력 높이려 인재 육성에 아낌없이 투자”

박천희 대표는 20년 동안 외식 프랜차이즈라는 외길을 걸었다. 그는 ‘맛있는 먹을거리’와 ‘건강한 먹을거리’라는 원칙을 지켜왔다. 업계에서는 드물게 조리법 매뉴얼 개발과 유통 시스템 구축을 위해 다년간 수십억원의 연구비를 투자했다. 최첨단 생산설비를 갖춘 식품공장을 건립했으며, 업계 최초로 식약청의 HACCP 인증, 로하스 인증, 한국전통식품품질 인증을 획득함으로써 3단계 건강한 먹을거리 시스템을 완성했다.

-지난해 10월, 중국 청도시에 ‘원할머니보쌈 중국 1호점(청양점)’을 오픈한 것으로 안다.

“원할머니보쌈의 중국 진출은 제품생산, 가맹점관리, 본사경영 등에서 체계적으로 시스템을 갖춘 한식 프랜차이즈 기업의 해외진출이라는 점과 외국인의 입맛에 잘 맞는 한식을 주 아이템으로 하고 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원할머니보쌈은 88년 서울올림픽 때 외국 관광객들이 줄을 서서 먹는 명소로 유명했었다. 13억 인구를 가진 중국시장 진출을 통해서도 한식의 세계화에 기여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구인난을 어떻게 해결하고 있는가.

“이직률을 낮추고 근무환경을 개선하기 위해 다양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지난해는 영업이익의 50%를 투자해 근무환경을 업그레이드 시켰다. 직원 복지는 외식시장의 인력난 해결을 위해 필수적으로 갖춰야 하는 요소다. 이 뿐만 아니라 인적네트워크와 인재육성에 투자를 아끼지 않은 것이 회사의 경쟁력으로 이어졌다.”

-앞으로의 계획은.

“원앤원㈜의 중장기 목표는 ‘고객의 행복을 창조하는 종합외식기업’으로 도약하는 것이다. 2015년까지 2000억원의 매출을 달성할 계획이다. 이를 위해 브랜드와 유통채널을 다각화하는 등 신규 사업을 활발히 추진 중에 있다. 외식기업으로만 머물러서는 성장의 한계에 부딪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인수합병(M&A)과 해외 사업 진출에도 공격적으로 나서고자 한다.” 장찬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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