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삼성 지분인수 계열사 하락세

중앙일보

입력

e-삼성 지분을 인수한 제일기획과 삼성SDI의 주가가 하락세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8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제일기획과 삼성SDI는 e-삼성 지분 인수를 발표한 지난달 27일부터 이달 6일까지 각각 16.8%와 19.5% 하락했다.

같은 기간 종합주가지수 하락률은 7.21%에 그쳤다.

또 이 기간 삼성SDI 주가는 지난 1월11일 이후 최저치인 5만3천800원까지 추락했고 제일기획도 지난 1월22일이후 가장 낮은 8만2천원까지 떨어지기도 했다.

이는 인수 발표가 나오자마자 외국인투자자들이 연초에 사들였던 이들 두 기업의 주식을 팔아치우기 시작했기 때문이다.

이에따라 제일기획은 발표 전날인 26일 60.74%에 달했던 외국인지분율이 지난 4일 57.15%까지 떨어졌고 삼성SDI도 47.29%에서 45.26%까지 내려갔다.

증시전문가들은 외국인들이 오너보유 지분을 계열사에 떠넘기는 구시대적 행태가 되풀이되는데 실망해 매물을 내놓은 것으로 분석했다.

증권사들의 부정적인 평가나 투자의견 하향조정도 이어졌다.

증권사들은 이번 e-삼성 지분 인수가 재무상에 직접적 부담을 주는 규모는 아니지만 지배구조 리스크와 함께 주주를 무시하는 경영 풍토가 여전하다는 점에서 점수를 깎았다.

메릴린치 증권은 제일기획의 주장과는 달리 e-삼성에 대한 투자로 시너지 효과를 내거나 지분매각 등을 통해 수익을 내기는 어려울 것으로 전망하고 주주들은 인수 금액에 해당하는 주당 4천500원만큼 손해를 보게 된다고 분석했다.

W.I.카 증권도 제일기획의 e삼성 지분매입은 삼성생명 주식 거래등 과거 사례처럼 정당화되기 어려울 것이라고 평가했다.

삼성SDI에 대해 현대증권은 PC경기의 불투명성과 TFT-LCD 가격 인하로 업계전반의 전망이 좋지 않은 상황에서 e-삼성 지분 인수는 기업지배구조에 대한 불안감을일으켰다고 분석했다.

모건스탠리 증권도 삼성SDI가 주주들의 반발이 이렇게 심할지 예상하지 못했다면서 이번 일이 소액주주들의 중요성을 알게되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한국투신증권은 지난해 삼성전기가 삼성생명 주식을 고가에 매입했다는 의혹이일었을 때 주가가 35% 급락했던 점을 감안해 삼성SDI에 대한 투자의견을 `매수'에서`보유'로 낮췄다.

현대증권 우동제 애널리스트는 "이들 종목에 대한 외국인의 매도세와 주가 급락은 일단 진정된 것으로 보이는만큼 장기투자자라면 저가 매수에 나서볼만한 시점"이라면서 "그러나 2∼3개월 안에는 시장수익률을 넘지 못할 것"이라고 피력했다. (서울=연합뉴스) 최윤정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