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농구] 우승 눈앞 삼성 '행복한 걱정'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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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농구 챔피언 결정전에서 LG에 3승1패로 앞서 우승을 눈앞에 둔 삼성이 행복한 고민을 하고 있다. 시작하기 전에는 "어떤 대가를 치르든 우승만 하면 좋겠다" 고 했지만 우승이 현실로 다가오자 '대가' 를 어떻게 치를지 걱정이 되는 것이다.

◇ 플레이오프 MVP

눈앞의 고민은 누가 플레이오프 최우수선수(MVP)가 되느냐다. 기자단 투표로 결정되므로 고민할 일도 아니지만 결과에 따라 팀에 중대한 영향을 줄 수 있다.

구단은 그동안 '간판' 으로 군림해온 문경은이 수상하길 원한다. 그러나 현실은 희망과 다르다. 정규리그 MVP를 아깝게 놓친 주희정이 눈부시게 활약하고 있다. 챔피언 결정전만 놓고 보면 강혁도 어엿한 후보다.

만약 주희정이나 강혁이 MVP가 되면 간판을 갈아야 한다. 삼성은 젊은 선수들의 성장은 바람직하지만 그동안 많은 공을 들여 키운 문선수의 몰락으로 이어지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본다.

연봉 협상도 어려워질 수 있다. 삼성은 주선수나 강선수가 팀내 최고 대우 등 고액 연봉을 요구하며 오랫동안 승강이를 벌이게 될까봐 걱정이다.

◇ 우승 보너스

선수들에게 줄 우승 보너스도 걱정거리다. 한국농구연맹(KBL) 우승상금 1억원과 플레이오프 승리수당 4천4백만원, 여기에 팀에서 1억원을 더하고 구단주가 '금일봉' 을 지급하면 보너스는 4억원에 육박한다. 그러나 먼저 우승한 팀들보다 적다는 소리가 나올까봐 고민이다.

◇ 해외여행

삼성은 우승할 경우 해외여행을 약속해 놓았다. 선수단은 18명, 여기에 기혼 선수를 부부 동반으로 보내려면 40명 안팎의 대식구가 된다. 예산도 1억원 이상 필요하다.

장소 선정에도 신경이 쓰인다. 선수들은 괌이나 사이판 정도는 양에 차지 않는다는 태도고 더 먼 곳으로 보내자니 예산이 너무 많이 든다. 하와이나 미국 본토를 고려하고 있지만 일본 테마여행도 생각 중이다. 영화 '러브레터' 의 배경이 된 오타루시 등이 후보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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