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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눔의 문화 시급하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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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넷의 속성인 세계화와 초고속이 빈부의 격차를 더욱 심각하게 만들며, 정보소외 인구를 더욱 양산할 수 있다는 점을 주목해야 한다. 이는 정보사회의 역기능으로 부각될 것이며, 정보사회에서는 순기능과 역기능을 함께 치유하는 지혜가 필요하다.

새 천년 디지털 시대를 맞이하여 인류는 인터넷에 의한 혁명적인 변화 속에 살아가고 있다.
초기에 학자들간의 제한적인 문서교류로 시작된 인터넷이 이제는 모든 분야에 전혀 새로운 문화를 창출하고 있으며, 새로운 형태의 정보 부가가치가 시장을 지배하고 있고, 시공을 초월한 사이버 공간에서의 전자상거래는 정부가 솔선 수범하여 G2B(Govern ment to Business) 활성화를 적극 추진하고 있다.

우리나라의 인터넷 이용자 수는 2천만명에 육박하고 있고, 초고속인터넷 가입자 수 4백만, 인터넷 IP주소 보유 수 아ㆍ태 지역 1위, 가정에서의 인터넷 이용시간 세계 1위, 미국을 제외한 국가 도메인 수 세계 3위 등의 여러 통계에서 보여주듯 한국은 초고속인터넷의 보편적인 서비스로 인터넷 강국으로서의 입지를 강화하고 있다.

이렇듯 21세기는 지식정보화 시대로 접어 들어가고 있으며, 디지털 경제의 영향이 일상생활에까지 깊이 침투하여 개인·기업·국가의 활동 패러다임을 근본적으로 변화시킴으로써 정치·경제·사회·문화 그리고 삶의 형태까지도 사이버 시대로 전환시킬 것이다.

하지만 전 세계를 하나로 연결해주는 인터넷 세상이 열리면서 편리함과 신속함 등의 장점들도 있지만, 지식정보화 사회가 진전될수록 당초에 많은 사람들이 염려했던 인간성 상실, 세대ㆍ지역간 정보격차(Digital Divide) 문제가 심각하게 발생할 것이며, 음란물에 대한 무차별한 노출, 개인의 정보 및 각종 정보 보호에 대한 무방비 등 사이버시대의 윤리나 보안 문제 등이 점차 가시화되고 있는 것도 현실이다.

한국인터넷정보센터가 1월에 발표한 ‘인터넷 이용자 수 및 이용행태에 관한 설문조사 결과보고서’에 따르면 지역간, 소득 수준간, 성별 및 연령층간의 정보격차는 점점 불균형이 심화되고 있음을 발견하게 된다. 또한 작년 6월에 발표된 유엔 보고서에 의하면 ‘국가간의 정보격차도 날로 심화되고 있으며 그 한 예로 뉴욕의 인터넷 사이트 숫자가 아프리카 대륙 전체의 숫자보다 많을 정도로 세계적인 인터넷 빈부격차가 극심하며, 각국 정부는 인터넷 접속으로 삶이 크게 개선될 수 있는 사람들을 시급히 인터넷에 연결시켜 정보격차를 해소해야 한다’고 경고하고 있다.

아울러, 인터넷의 속성인 세계화와 초고속이 빈부의 격차를 더욱 심각하게 만들며, 정보소외 인구를 더욱 양산할 가능성으로도 작용할 수 있다는 점을 우리는 주목해야 한다. 이는 산업사회의 역기능인 환경에 대한 관심 부족으로 현재 우리가 부담하고 있는 사회적 고통과 같은 정보사회의 역기능으로 부각될 것이며, 정보사회에서는 순기능과 역기능을 함께 치유해야 하는 지혜가 필요하기 때문이다.

이를 위하여 정부와 민간단체들이 노인과 장애인을 위한 정보화 교육을 실시하고 있다. 지난 해 정부는 민관합동으로 저소득층 자녀 50만여명을 대상으로 정보화 교육과 농어촌 학교, 소년소녀 가장, 복지시설 수용학생 등에게 PC를 무료로 보급하는 한편 특수학교에는 장애인 전용PC를 지원하는 등 대대적인 정보화 사업을 추진하였다. 이에 민간단체들의 활동도 활발히 이루어지고 있다.

지난 95년에 개소한 한국복지정보통신협의회는 전국 각 지역 교육장을 통해 노인을 위한 정보화 교육을 실시하고 있으며, 전국 80여개 대학에서 무료 인터넷교육을 실시하여 이미 1만5천여명의 수료 인원을 배출한 바 있는 실버넷운동본부는 5월 중에 수료 인원 5천여명을 또 다시 배출한다. 이는 미국의 정보화 사업에 비견될 만한 수준으로 매우 고무적인 일이라 할 수 있다.

그러나, 이러한 정보격차의 해소대책이 가시적이고 일시적인 사업으로 종결되어서는 진정으로 해결될 수 없으며, 범국민적인 사회운동으로 자리잡아 계속적으로 추진하여야만 결실을 맺을 수 있다.

정부와 기업은 국가·사회적 소득 재분배를 통해 지속적으로 노력하는 한편 차별화된 교육 시스템과 첨단 정보기기의 지원 등으로 정보화 능력을 신장하는 최적의 여건을 갖추어야 할 것이며, 정보화 소외계층을 바라보는 국민들 또한 우리 자신이 잠재적 소외계층이 될 수 있음을 인식하고 그들을 이해하고 그들의 입장을 고려하는 자세가 필요할 것이다.

이렇듯 명암이 공존하는 지식정보화 시대에 정부와 민간이 합심하여 정보의 소외계층을 없애고, 지역간 정보격차의 벽을 허물면서 나눔의 인터넷 문화를 심어가고 사이버시대의 올바른 윤리의식을 갖기 위한 사회적 노력들이 하나가 되어갈 때 비로소 진정한 인터넷 강국을 실현할 수 있는 것이다.

송관호 (한국인터넷정보센터 사무총장)
자료제공: i-weekly (http://www.iweek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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