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C 뉴스데스크, 자사관련보도로 비판받아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MBC 메인뉴스인〈뉴스데스크〉가 2일밤 서울대학생들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결과를 인용해 자사의 뉴스가 타방송 뉴스에 비해 시청률이 높게 나타났다는 보도를 내보낸후 시청자들로부터 자사홍보에 전파를 낭비하고 있다는 비난을 받고 있다.

먼저 문제가 된 것은 오후 9시 30분부터 약 20초간 방송된 'MBC본다, 과반수'라는 보도.

권재홍 앵커는 서울대 학보인〈대학신문〉의 설문조사 결과를 인용해 "서울대학교생들이 가장 많이 보는 TV뉴스는 MBC뉴스인 것으로 조사됐다"면서 MBC와 KBS, SBS의 시청률까지 상세히 보도했다.

이 보도후 3일 오전 MBC뉴스의 시청자게시판에는 '뉴스시간인지 광고시간인지알 수 없다', '그다지 뉴스가치도 없는 보도로 우리 사회의 학벌지상주의를 부추기고 있다'는 등의 항의성 글이 속속 올라오고 있다.

또 40대 주부인 영등포구 당산동 이재순(46)씨는 "아무리 자기홍보 시대라고 하지만 방송을 보는 순간 낯뜨겁게 느껴졌다"면서 "MBC가 불리하게 나온 조사결과라면 취급했을까하는 의문이 든다"고 말했다.

뉴스데스크에 이어 방송된 MBC〈스포츠뉴스〉도 오후 9시 53분부터 약 1분여에걸쳐 '스포츠 채널 떴다'라는 보도를 통해 MBC 스포츠 케이블방송이 개국했다는 사실을 알리며 '꿈의 무대인 미 메이저리그 스타들이 오늘부터 MBC 케이블 채널을 화려하게 수놓았습니다', '메이저리그 개막전으로 본격적인 방송이 시작되자 MBC스포츠케이블의 채널번호를 묻는 시청자들의 문의 전화로 사무실은 벌써부터 북새통을 이뤘습니다'는 등의 자사홍보성 멘트를 내보냈다.

이에 대해 방송학자들은 뉴스 가치가 있더라도 자사와 관계된 내용이라면 객관적인 표현을 사용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지적하고 있다.

류한호 광주대 언론정보학부 교수는 "이같은 보도행태는 뉴스가 사회에 존재하는 다양하고 의미있는 정보를 전달하는 통로로 사용되는 것이 아니라, 자사의 영업활동을 위한 홍보물로 전락하고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고 말했다.

방송위원회의 이은미 선임연구원은 "지상파 방송 3사가 앞다퉈 케이블 스포츠채널을 개국하면서 과장된 보도가 이뤄진 것으로 보인다"며 "독자들이 가장 원하는사실들을 찾아서 보도하는 자세가 아쉽다"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최승현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