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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화 급락… 출렁이는 외환시장

중앙일보

입력

환율이 2일 1천3백50원대에 육박하며 원화가치가 급락하자 외환시장이 출렁이고 있다.

전문가들은 일본 엔화의 약세가 당분간 이어질 가능성이 크지만 미국이 엔화 약세를 마냥 용인하기 어려운 입장이어서 어느 수준에 이르면 진정될 것으로 예상했다.

한국은행과 재정경제부 등 외환당국은 원화가치가 국내 달러 수급상황과 관계없이 엔화가치에 너무 지나치게 반응하고 있다고 판단해 원화가치가 계속 급락할 경우에 대비한 대책 마련에 나섰다.

◇ 추락하는 엔화가 원인=올 들어 원화가치는 엔화가치 하락과 함께 움직였다. 2일 원화가치의 급락도 엔화가치가 한때 1백26.65엔대까지 하락했기 때문이다.

이날 엔화는 오전에 일본은행의 3월 중 '단칸(短觀)' 지수(기업업황 판단지수)가 예상했던 제로(0)를 크게 밑도는 마이너스 5로 발표되면서 급락하기 시작했다. 엔화가치의 하락세는 미야자와 기이치 재무상이 "지난주 이래 엔화가치 하락이 너무 빠르다" 고 발언하자 잠시 주춤한 듯했다.

그러나 오후 들어 영국계 신용평가기관인 피치사가 일본 내 10개 은행의 신용등급을 한단계 하향조정했다는 소식이 알려지면서 급락세를 이어갔다. 원화가치도 오후들어 엔화가 크게 떨어지자 오전보다 내림폭이 커졌다.

전문가들은 엔화가치 하락이 당분간 계속될 것으로 보고 있다.

우선 ▶일본의 2월중 무역수지가 1월에 이어 적자를 기록할 가능성이 커 경기호전의 기미를 보이지 않는데다▶4월부터는 결산을 끝낸 기업들의 해외투자 증가로 달러수요가 늘어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 원화가치 절하 지나치다=외환 전문가들은 엔화가치 하락 등 해외 변수를 감안하더라도 원화가치의 절하폭이 너무 크다고 지적했다.

한국 원화는 지난해 말에 비해 6%에 가까운 절하폭을 보여 태국 바트화(3.7% 절하), 필리핀 페소화(1% 절상), 대만 달러화(0.7% 절상)에 비해 지나치게 많이 떨어졌다는 것이다.

전문가들은 엔화가치 하락에도 한계가 있기 때문에 어느 시점에서 멈출 가능성이 크고 하반기부터는 원화가치도 안정될 것으로 보고 있다.

정철근 기자 jcomm@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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