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군, 중국 사이버전쟁 능력 우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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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의 사이버 전쟁 수행능력이 현재 추세대로 발전한다면 미군의 주요 컴퓨터 시스템과 네트워크를 총체적인 위험에 빠뜨릴 수 있다고 미국방부 산하 우주사령부(USSC)의 랠프 에버하트 사령관이 28일 경고했다.

에버하트 사령관(공군 대장)은 국방담당 기자들과 가진 회견에서 "중국의 의도가 무엇인지는 불분명하지만 그들이 컴퓨터 네트워크 공격을 감행할 획기적 수단 개발에 열을 올리고 있는 사실을 우려하지 않을 수 없다"고 말했다.

그는 사이버 전쟁의 위협이 중국의 기술개발 능력이나 지도자들의 성향, 군사독트린 등에서 모두 현실화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미 우주사령부는 잠재 적국을 상대로 컴퓨터 네트워크 방어계획을 입안하는 동시에 공격적인 사이버 전쟁 능력을 개발하고 있으며, 오는 2017년에는 위성과 네트워크 시스템으로 적국의 세밀한 움직임까지 사전 차단해 전쟁을 억지할 수 있다는 사이버전쟁 가상 시나리오를 제시하고 있다.

그러나 군사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원거리 부대 간의 연락, 위성 및 정찰기 정보제공 등의 업무를 맡고 있는 미군의 네트워크 시스템이 수천대의 컴퓨터로 일선 야전사령부까지 연결됨으로써 오히려 사이버전 능력을 갖춘 가상 적국의 `주요 타깃''이 될 수 있다는 우려가 일고 있다.

에버하트 대장은 "지상의 전자전 공격이나 정찰 위성 공격 등 네트워크 전쟁의 가능한 모든 응용형태를 예상하고 있다"며 "공격받을 의심이 든다면 최후의 순간에는 정찰위성을 우주에서 폭발시키는 방법도 선택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중국 뿐 아니라 이란과 이라크도 사이버 전쟁 능력을 개발하고 있다면서 테러리스트 집단과 국제 마약거래 조직의 네트워크전 감행 가능성도 간과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에버하트 사령관은 "사이버 전쟁의 요체는 공격 시스템을 상대국 국가가 주도하고 있는지, 테러리스트들이 좌우하고 있는지, 아니면 호기심 많은 10대 해커가 안방에서 시도하는 것인지를 정확히 구별해 대처하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워싱턴 AFP=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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