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위터는 지금] "그 머리로 좋은 일 했다면…" 배신자톡의 비애

온라인 중앙일보

입력

◆ 배신자 찾으려다 배신한 '배신자톡'

[사진=뉴시스]

'카카오톡'에서 자신을 차단한 사람을 알려주겠다며 가짜 어플 '배신자톡'을 만들어 사기를 친 고등학생이 붙잡혔다. 이 학생은 '나를 차단한 사람이 누굴까?'라는 사람들의 심리를 이용해 해당 어플을 다운 받도록 유도, 총 3287명으로부터 4200만원을 챙겼다.

카카오톡은 사용자의 설정에 따라 상대를 차단할 수도 있다. 차단을 하는 이유는 여러 가지가 있겠지만 차단 당한 사람은 불쾌해 하며 상대를 궁금해하는 것이 사실이다. 바로 이러한 심리를 이용해 '배신자톡'이라는 가짜 어플을 만들어 사기를 벌인 것이다. 게다가 범인이 10대 청소년이라는 점이 사람들을 놀라게 했다.

한 트위터리안은 "'배신자톡' 논란에서 가장 안타까운 점은 그런 수요 자체가 존재한다는 것. 만들어서 사기치는 것도 나쁘지만 그 어플을 만들어낸 것은 나를 차단한 지인을 알아내고 싶은 비뚤어진 다수의 마음이라고 본다"고 말했다.

또 하나, 네티즌들이 주목한 것은 상대를 차단하면 '배신자'가 된다는 공식이다. 한 트위터리안은 "'배신자톡'이라는 네이밍에서 자길 차단한 사람은 '배신자'라는 아주 재밌는 논리를 발견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또다른 트위터리안은 "'네이트온'에서 차단한 사람 찾는 '배신자온', 이젠 카카오톡 차단 찾는 '배신자톡'. 왜 무작정 '배신자'라고 단정짓는 지 이해할 수 없다"는 의견을 보였다.

☞ 공감 멘션

'나를 차단한 사람을 찾는다' 충분히 사람들의 구매 욕구를 자극할 만한 아이템이었다. 우리나라 사람들이 인간 관계에 있어서 아주 예민하다는 것을 보여주는 것 같다. (@donOOO)

'배신자톡'이라… 아이고, 자기 차단한 사람 찾아서 뭐하려고 그걸 돈 내고 다운을 받았는지. 골치 아프게 말고, 단순하게 삽시다. (@memOOO)
가짜 어플 만든 고등학생이 해킹 전과가 있다고 들었다. 그 머리를 왜 나쁜 것에만 사용하는가. 정신 차려서 좋은 길로 가길 바란다. (@ainOOO)

◆ '버스추행남' 얼굴 공개 논란

[사진=온라인 커뮤니티]

버스에서 한 남성에게 성추행을 당했다며 피해자가 해당 남성의 사진을 인터넷에 올려 논란이 일고 있다. 글쓴이에 따르면 이 남성은 버스 안에 타고 있던 승객들이 모두 내리자 맨 뒤에 앉아있던 피해 여성의 옆자리로 다가가 다리를 밀착하고 비벼대는 등 불쾌한 행동을 했다.

화가 난 여성은 자리를 옮겼고 버스에서 내리기 전 남성의 얼굴을 휴대전화 카메라로 찍었다. 그리곤 이 사진을 인터넷에 올리며 "널리 퍼뜨려서 성추행범을 매장해 달라"고 요청했다.

이 내용은 인터넷 커뮤니티와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통해서 퍼져나갔다. 네티즌들은 남성의 얼굴 공개를 두고 양쪽으로 의견이 나뉘었다. 한편에선 무작정 얼굴을 공개한 것은 경솔했다고 비판했다.

성추행범이라곤 하지만 정확한 증거나 근거도 없는 상황에서 모자이크 처리도 하지 않은 채 남성의 사진을 공개한 것은 나중에 더 큰 문제를 일으킬 수 있다는 의견이다. 한 트위터리안은 "차라리 그 사진을 들고 경찰서에 가서 신고를 하거나 버스 CCTV를 확인해서 증거를 확보하는 게 더 좋았을 것이다. 무작정 '널리 퍼뜨려서 매장해 달라'는 것은 잘못된 행동 같다"고 글을 올렸다. 그러나 또다른 트위터리안은 "성추행범에게 관대할 필요는 없다. 이렇게라도 해서 다시는 이런 일이 일어나지 않도록 해야한다"고 반박했다.

언제부턴가 'OO남' 'OO녀' 등 인터넷을 통해 심판을 요구하는 글이 올라와 문제가 일고 있다. 이에 한 트위터리안은 "언제부터 인터넷이 재판장이 되었는지… 점점 과해지는 것 같아서 불안하다. 마녀사냥의 부작용으로 선의의 피해자가 생기는 경우도 많이 봤기 때문에 무조건 좋은 현상이라고 할 수는 없을 것 같다"고 지적했다.

☞공감 멘션

버스추행남을 경찰에 신고했다면 경찰이 그 남자를 찾아서 처벌을 내렸을까? 얼굴 공개는 적절하다고 생각됨. 그래야 동네 창피한 줄 알고 다신 안 할 거 아냐? 얼굴 공개가 너무하다는 사람은 본인이 그런 일 당한다고 생각해 보고 말하자. (@pinOOO)

버스추행남 글과 사진을 올린 여성의 주장이 사실이라면 우선 버스 기사에게 이야기를 하고 버스를 세운 후 경찰에 연락을 해서 조치를 하고 인터넷에 얼굴을 공개하더라도 늦지 않았을 것이다. 요즘 인터넷에서 한 쪽의 일방적인 주장만 믿고 남 욕하기가 쉽지 않다. (@movOOO)

사실 저 사진을 들고 경찰에 가서 신고했다고 해도 큰 효과는 없었을 것 같다. 그렇다고 얼굴 사진을 인터넷에 공개한 것도 뭔가 아닌 것 같고. 다른 좋은 방법은 없을까? 참 안타깝다. (@sdfOOO)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