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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넷 유료화 시대 앞당기는 'MS 헤일스톰'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인터넷 무료 서비스 시대는 이제 끝났는가? 애널리스트들은 만약 MS가 그에 대한 고유한 방식을 갖고 있다면, 그 방식이 구체적인 실례가 될 것이라고 말한다.

MS는 지난 19일 헤일스톰(HailStorm)을 공개했다. 헤일스톰은 닷넷이라고 알려진 ''서비스로서의 소프트웨어 전략''의 기초에 속한다.

헤일스톰은 서비스들의 집합으로, MS의 패스포트 진위확인 기술을 사용하고 있는데, 이는 PC/휴대폰/PDA를 통해 사실상 모든 출처에서 나오는 e-메일, 주소록, 기타 개인 데이터를 안전하게 이용할 수 있도록 해준다.

단점이라면 서비스 이용자들이 요금을 지불해야 한다는 점이다. 애널리스트들은 만약 헤일스톰 모델이 보편적으로 받아들여지고 사람들이 보안 때문에 붙은 프리미엄을 지불하려 한다면, 무료 e-메일이나 메시징 같은 광고 보조 인터넷 서비스 시대는 끝날 것이라고 지적했다.

가트너 애널리스트인 크리스 르톡은 "헤일스톰은 웹에서 돈 벌 수 있는 가능성에 대한 실험인 것이 분명"하지만 "돈을 벌려면, 사람들이 기꺼이 대가를 지불할만한 것을 제공해야 한다. 그것이 MS에게는 일종의 실험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MS 경영진들은 지금이 헤일스톰을 발표하기에 적합한 시기라고 확신하고 있다. MS 플랫폼 전략 그룹 사업개발담당 이사인 찰스 피츠제랄드는 "무료이면서도 흥미로운 것들이 지난 몇 년 동안 인터넷에 무수히 등장했다. 하지만 사람들은 사실상 그에 대해 대가를 지불하려 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우리는 경제적인 방식으로 훨씬 많은 가치를 제공함으로써 과거에 그래왔던 것처럼 2주마다 요금을 받을 수 있는 모델을 추구하고 싶다."

분명 광고로 지원 받는 기존 모델은 많은 인터넷 기반 기업들을 초반에 실패로 몰아넣었다. 웹머저스닷컴(Webmergers.com)에 따르면, 320개 이상의 닷컴사들이 2000년 1월부터 문을 닫기 시작했다고 한다. 그 중 절반은 지난 3개월 동안 사업을 중단했으며 2월 한 달에만 52곳이 문을 닫았다.

프루덴셜 시큐리티(Prudential Securities) 애널리스트인 제임스 루시어는 "광고 기반 모델은 기본적으로 실패작"이라면서 "우리가 광고 모델에 기초해 많은 컨텐츠가 제공되게 했던 이유는 그것이 존재했던 유일한 모델이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먼저 가치 있는 것으로 만들어라

MS는 자사가 고객들과 기업들에게 가치를 제공해준다면, MS와 그 파트너들이 서비스 및 컨텐츠 사용료를 부과할 수 있을 것으로 확신하고 있다.

지난 19일 헤일스톰 런칭 행사에서 MS는 이 서비스를 이용하는 5개의 파트너들을 공개했다. 아메리칸 익스프레스의 경우, 자사의 블루 카드를 사용한 인터넷 구매의 진위를 확인하기 위해 MS 패스포트를 사용할 계획이다. 그와 동시에 청구서 지불 기일이 됐을 때 고객들에게 알려주는 서비스를 위해 MSN 메신저도 활용할 예정이다.

MSN 메신저 역시 패스포트 진위 확인에 의존하고 있다. 카드 부정사용 경고도 포함하게 될 인스턴트 메신저 통보는 PC, 호출기, 휴대폰으로 발송될 것이다.

르토크는 MS가 사용하고 있는 컨셉을 개인 맥락 서비스(personal context services)라고 묘사했다. 개인 맥락 서비스란 개인정보 종합 관리를 일컬어 가트너가 붙인 명칭이다. 비즈니스 여행객이 패스포트 진위 확인 서비스를 사용하면, PC와 휴대폰 모두로부터 본질적으로 다른 데이터를 확보해 마지막으로 통화한 100명에게 인스턴트 메시지를 보낼 수 있게 된다.

그는 "이 부분이 바로 독특한 가치가 발휘되는 부분이다. MS는 이런 가치를 제공할 수 있는 애플리케이션 아키텍처를 배치했다. 사람들은 바로 이런 가치에 대해 기꺼이 대가를 지불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상하게도, MS의 전략은 MS가 지난 25년 동안 초점을 맞춰온 것과 정반대인 것 같다. 어떤 기업보다도 MS는 사람들로 하여금 인기가 드높은 서버 메인프레임 시대 모델로부터 벗어나게 만들고 정보와 힘을 데스크톱으로 이동시켰던 촉매로 여겨지고 있다. MS의 헤일스톰 모델은 그와 반대로 컨텐츠, 서비스, 심지어는 소프트웨어까지도 PC에서 벗어나게 할 것이다.

피츠제랄드는 MS가 사업 중심을 바꿨다는 주장을 일축했다. 그는 "우리의 근간은 개인에게 권한을 주는 것에 입각하고 있으며, 사람들에게 자기 환경에 대한 통제권을 부여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인터넷의 지배력 때문에 정보가 서버 쪽으로 복귀하더라도 "헤일스톰은 개인 권한 주의, 즉 사용자가 단일 PC뿐 아니라 일생토록 나올 온갖 종류의 기술에 있는 개인 정보를 통제할 수 있다는 아이디어와 관련돼있다."

테크놀로지 비즈니스 리서치(Technology Business Research) 애널리스트인 린디 레스퍼런스는 "PC, 전화, PDA, 온갖 종류의 접속 장비들이 존재하기 때문에 정보를 그런 장비에 제공하는 것은 상당히 가치 있는 사업이 될 것이다. 하지만 그것은 전적으로 가격이 어떻게 결정되느냐에 따라 좌우될 것"이라고 밝혔다.

MS는 내년에 헤일스톰 서비스들을 대거 런칭하면서 그 서비스들에 대한 대가를 얼마나 부과할 것인지는 아직 밝히지 않았다. 하지만 거기에는 상당한 수입 가능성이 존재한다고 메릴린치 애널리스트인 헨리 블로젯이 지난 20일에 발표된 연구 보고서를 통해 밝혔다.

블로젯은 "오늘날 약 2억 3000만 명의 고유 사용자들이 매월 MSN을 사용한다. 하지만 MS는 이런 사용자들 중에 아주 극소수, 구체적으로 말하면 MSN 인터넷 접속 서비스를 이용하는 450만 명의 가입자들에 대해서만 대가 관계를 갖고 있다"고 밝혔다. 만약 MS가 이런 고객들과 대가 관계를 성립시킬 수 있다면, 이들에게 헤일스톰 서비스도 추가적으로 선전할 수 있다고 블로젯은 덧붙였다.

하지만, 애널리스트들은 MSN 같은 서비스를 무료로 이용하던 사람들에게 대가를 지불하도록 설득하는 것은 힘든 문제가 될 수 있다고 지적한다.

반독점 문제에 말려들지 않을까?
MS는 MS만의 고유한 장점을 이용할 수 있다. 즉 막대한 수의 확고한 윈도우 사용자 기반이 그것이다. MS측의 새로운 운영체제와 애플리케이션 소프트웨어는 헤일스톰과 조화를 이루도록 설계될 것이다.

하지만 이것은 또 반독점 문제를 야기한다. MS가 인터넷 익스플로러를 윈도우 95 및 윈도우 98에 통합한 것이, 부분적으로는, 현재 항소중인 이 회사의 반독점 소송으로 이어졌다고 할 수 있다.

볼티모어 대학 법학대학원 교수인 밥 랜디는 헤일스톰이 MS에게 반독점 문제를 야기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MS가 처음 문제에 빠진 것은 운영체제에 다른 것을 포함시켰기 때문이 아니라, 다른 사람들이 경쟁하지 못하도록 막았기 때문이다. 나는 MS가 헤일스톰으로 다른 사람들의 길을 방해할 것이라곤 생각하지 않는다. 게다가 그들은 헤일스톰 사용료를 부과하고 싶어한다. 이 점이 전과는 전적으로 다른 부분이다."

MS가 헤일스톰으로 얼마나 성공을 거둘지는 확실치 않지만, 르토크는 인터넷 컨텐츠 및 서비스에 대한 ''지불 방식이 변경될 가능성''을 내다보고 있다.

루시어는 헤일스톰이 "기업가들에게 제공될 수 있는 대안의 범위를 확대할 것"으로 보고 있다. "헤일스톰이 무료 컨텐츠를 대신하게 될까? 그렇지 않을 것이다. 하지만 무료 컨텐츠는 스스로 유지될 수 없게 됐다."

하지만 MS의 진정한 자산은 프라이버시라는 미끼를 제공하는 것이다. MS는 광고에 의존하기보다는 가입자가 지불하는 사용료를 징수할 계획이기 때문에 이 모델은 분쟁의 소지가 없다는 것이 피츠제랄드의 설명이다.

레스퍼런스는 이 점이 MS에게 완전한 차별성을 가져다 줄 것이라고 밝혔다. "사람들은 자신의 프라이버시를 위해서라면 기꺼이 대가를 지불할 것이다. 나는 MS가 웹을 통해 사람들에게 한 층 고양된 프라이버시를 제공해주는 일을 잘 해낼 것이라고 생각한다."

르토크도 동의했지만 경고성 발언을 덧붙였다. "사람들이 정말 MS를 믿고 자신의 개인 데이터를 보호하도록 맡길 것인가? 유럽 국가들은 패스포트 진위 확인을 호의적으로 보지 않을 것이라고 장담할 수 있다."

현재 MS는 정보 접근 및 프라이버시 보호라는 관점에서 헤일스톰이 보장해주는 것을 강조하면서 자체 방침을 유지하고 있다. 궁극적으로 헤일스톰의 성공은 한 가지 단순한 질문을 하는 사람들에게 달려있다고 피츠제랄드가 지적했다.

"모든 것이 연동되도록 만들기 위해, 그리고 아무도 자신의 개인 정보를 이용할 수 없다는 것을 확인하기 위해 얼마나 많은 돈을 지불할 것인가?"

Joe Wilcox (Special to ZDNet News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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