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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당 “김 후보는 반드시 낙마시킬 것”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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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2면

김병화 대법관 후보자가 11일 국회에서 열린 인사청문회에서 눈을 감고 생각하고 있다. [뉴시스]

‘2010년 8·8 개각 청문회 정국’의 재연. 대선을 앞두고 진행되고 있는 대법관 후보자 인사청문회에 임하는 민주통합당의 전략이다. 8·8 개각 청문회 당시 민주당은 후보자 10명 중 3명을 낙마시켰다. 김태호 국무총리 후보자(현 새누리당 의원)를 비롯해 신재민 문화체육관광부 장관 후보자, 이재훈 지식경제부 장관 후보자가 거짓말과 위장전입 의혹 등으로 청문회를 통과하지 못했다. 이번에도 민주당은 ‘정국에 영향을 줄 수 있는 낙마자’를 만들어내겠다고 벼르고 있다. 4명의 후보자 중 타깃이 검찰 출신의 김병화 대법관 후보자다. 민주당은 김 후보자를 이명박 정부와 검찰을 공격하는 데 최적의 대상으로 판단하고 있다. 민주당의 한 의원은 “김 후보자는 반드시 낙마시켜야 한다는 입장을 10일 의원총회에서 사실상 확정했다”고 말했다. 이날 김 후보자에 대한 청문회에서도 민주당은 ‘검찰의 태도와 조직의 문제’를 거론하며 포문을 열었다.

“후보자의 (의혹에 대한) 해명자료가 인천지검 강력부장 명의로 왔다. 상당히 부적절하다.”(이언주 의원)

 “바쁘다 보니 강력부장에게 언론 대응을 부탁했다.”(김 후보자)

 “후보자가 신분에 대해 제대로 인식 못하는 게 아닌가. 자료를 요청하면 (후보자가) 검찰이란 국가권력을 이용해서 미리 알아보고, 문제가 있을 거 같으면 조직이 흔들린다는 이유를 대고 자료를 제출하지 않는다는 제보를 받았다.”(박영선 의원)

 김 후보자는 다운계약서 의혹에 대한 질문을 받자 웃음을 보이기도 했다. 그러다가 민주당 청문위원들에게서 “겸허한 태도가 전혀 없고 강한 권력에 스스로 익숙해져 있는 모습이었다”는 비판을 받았다. 청문회를 앞두고 민주당 인사청문회 특별위원인 박영선 법사위원장과 이춘석·우원식·박범계·최재천·이언주 의원 등 6명은 매일 대법관 후보자 검증을 위한 대책회의를 해왔다.

 박지원 원내대표도 특위 위원들에게 직접 전화를 걸어 “청문회 땐 저녁에도 반드시 자리를 지키고, 집중하는 모습을 보이라”고 당부했다. 민주당 관계자에 따르면 박 원내대표는 직접 출결 상황을 체크하기도 했다.

 김 후보자가 표적이 된 계기는 ‘김 후보자가 제일저축은행 불법대출 사건과 관련해 수사 무마를 대가로 금품을 받았다’는 제보가 민주당에 들어온 것이라고 한다. 이언주 의원은 본지와의 통화에서 “청문회 초반에는 대법원의 보수화에 초점을 맞추려고 했지만, 김 후보자가 개인적 이익을 위해 자신의 지위를 남용했다는 정황과 증언을 접하면서 분위기가 바뀌었다”고 전했다.

◆새누리 "끌어안고 갈 이유 없다”=새누리당 소속 청문회 위원들도 김 후보자의 의혹 에 대해 문제를 제기했다. 새누리당의 한 의원은 “ 근본적인 결격 사유가 있을 경우 끌어안고 갈 이유가 없다”고 말했다. 현 정부와 관련된 사안엔 선긋기를 하겠다는 얘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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