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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번 구속 3번 무죄였던 박주선 “소속 당 없어서 그런가 … ” 한숨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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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4면

세 번 구속돼 세 번 무죄판결을 받았던 무소속 박주선 의원이 네 번째 구속을 앞두게 됐다. 박 의원은 11일 체포동의안이 가결되자 본지와의 통화에서 “내가 부덕한 사람이라 그런가, 소속 당이 없어서 그런가…”라며 한숨을 내쉬었다. 그는 이날 표결 전 신상발언을 통해 “세 번 구속돼 세 번 무죄판결을 받았고 네 번, 다섯 번 기소가 돼서 네 번째 구속당할 기로에 서 있다”며 “다섯 번 기소될 정도로 파렴치한 상습범이라면 국회에 들어올 수도, 무죄판결을 받을 수도 없었을 것”이라며 부결해 줄 것을 호소했다. 그러나 271명 중 148명의 찬성으로 자신에 대해서만 체포동의안이 가결되자 “체포동의안에 대한 원칙과 기준이 뭐냐”고 불만을 표출했다. 그러면서 “사필귀정으로 반드시 무죄판결이 날 것”이라고 주장했다.

 박 의원은 1999년 옷 로비 사건으로 처음 구속됐었다. 옷 로비 사건이란 신동아그룹 회장의 아내가 검찰총장 아내에게 고급 옷을 선물한 사건으로, 당시 청와대 법무비서관으로 일했던 박 의원은 이 사건에 대한 청와대의 내사보고서를 검찰총장에게 유출한 혐의를 받았으나 무죄판결이 났다. 이듬해 그는 나라종금 사장으로부터 세 차례에 걸쳐 2억5000만원을 받은 혐의와 같은 해 9월 현대그룹으로부터 고 정몽헌 현대아산 회장이 국회 정무위 증인으로 채택되는 것을 막아달라는 부탁과 함께 3000만원을 받은 혐의로 구속됐다. 하지만 1심에서 현대 비자금 수수 혐의만 유죄로 인정돼 징역 2년 6월에 추징금 3000만원을 선고받고 보석으로 풀려났다. 그러나 두 달 뒤 2심 재판부는 유죄를 인정해 세 번째 구속됐다. 하지만 2005년 5월 20일 대법원이 무죄를 선고해 세 번째로 풀려났다. 이 과정에서 동료 의원들이 ‘불사조’란 별명까지 지어줬다.

 그에게 네 번째 구속을 맞게 한 사건은 올해 2월 4·11 총선을 앞두고 지역구인 광주 동구의 한 주민자치센터에서 전직 동장인 조모씨가 투신자살하면서 불거졌다. 박 의원의 캠프에서 자원봉사활동을 하던 조씨는 선관위 직원이 불법 선거운동 현장에 들이닥치자 투신했다. 이 사건을 계기로 박 의원은 경선 과정에서 불법적으로 모바일 경선인단을 모집한 혐의로 광주지법으로부터 징역 2년을 선고받았으나 총선에선 승리했다.

 그는 사법시험(16회)을 수석으로 합격한 뒤 서울지검 특수부장과 대검 수사기획관, 청와대 법무비서관 등의 요직을 거친 검찰 유망주였다. 그러나 또 한번 친정인 검찰과 악연을 맺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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