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제역 유럽5개국 급속 확산

중앙일보

입력

영국에서 발생한 구제역이 유럽 대륙에서 급속도로 확산되고 있다.

지난 13일 유럽 대륙에선 처음으로 프랑스에 상륙한 구제역은 10일 만에 네덜란드.아일랜드.독일 등 다섯 나라로 번졌다.

프랑스는 24일 구제역이 처음 발생한 북동부 마옌 지역에 한정했던 육류.유가공품의 유통.수출 금지 조치를 프랑스 전역으로 확대했다. 전날 파리 동쪽 센에마른 지역의 한 농장에서 두번째로 구제역에 감염된 소가 발견됐기 때문이다. 구제역이 통제불능 상태로까지 확대된 영국은 24일 구제역이 발생한 지역에서 반경 3㎞ 이내의 가축을 감염 여부와 상관없이 모두 도축하기로 결정했다.

영국은 지난달 19일 첫 발생 이후 한달여 만에 전체 발생건수가 5백10여건으로 늘었으며 지금까지 도축 판정을 받은 가축이 모두 43만5천여마리에 이른다.

이는 발생 8개월 만에 2천여 농가에서 43만마리의 가축을 도살한 1967년의 구제역 발생 규모를 넘어선다. 6월까지 구제역 발생건수가 4천건으로 늘고 영국내 가축의 절반을 도축해야 할지도 모른다는 최악의 전망까지 나오고 있다.

앞서 아일랜드에서도 22일 북아일랜드와 접경 지역에서 첫 구제역 감염 사례가 발생했으며 독일에서도 이날 네덜란드와 인접한 니더작센주의 한 농가에서 구제역 감염으로 의심되는 사례가 보고됐다.

유럽연합(EU)은 24일 수의학위원회를 긴급 소집, 이날까지 4건의 구제역이 발생한 네덜란드에 제한적으로 발생 지역 2㎞ 범위 내의 가축에 구제역 예방접종을 실시하기로 합의했다.

파리=이훈범 특파원 cielbleu@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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