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푸틴·오바마처럼 … 문재인 ‘강한 남자’ 전략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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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6면

문재인 민주통합당 상임고문이 9일 서울 태릉선수촌을 방문해 런던 올림픽에 출전하는 선수들을 격려했다. 문 고문이 유도 왕기춘 선수를 업어치기한 뒤 웃고 있다. [연합뉴스]

민주통합당 문재인 상임고문은 9일 태릉선수촌에서 유도 국가 대표 왕기춘·김재범 선수를 각각 업어치기·메치기 한판으로 제압했다. 런던 올림픽 선수단을 격려하기 위해 태릉선수촌을 찾았다가 유도복으로 갈아입고, 정훈 남자대표팀 감독에게 잠시 배운 공격 기술을 두 선수에게 쓴 것이다.

 하루 전날엔 독립야구단 고양 원더스를 방문해 타석에 들어서 방망이를 휘둘렀다. 지난달 24일에는 특전사전우회 주최 마라톤 대회에 참석해 특전사 군복과 공수장비를 착용했고, 직접 달리기도 했다. 온몸을 던지는 선거운동을 하고 있는 모습이다. 그는 지난 1월 7일에는 예능 프로그램인 ‘SBS의 힐링캠프’에 출연해 벽돌 격파 시범도 보였다.

 이에 대해 문 고문 캠프의 한 관계자는 10일 “강하고 역동적인 리더라는 이미지를 구축하기 위한 것”이라고 말했다.

 문 고문의 이런 ‘온몸 선거운동’은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나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캠페인을 연상시킨다.

푸틴(左), 오바마(右)

 2007년 당시 오바마 민주당 대통령 후보는 농구 경기 장면으로 역동성을 드러냈다. 상의를 탈의한 모습도 미디어에 노출했다. 푸틴 러시아 대통령도 총리 시절 웃통을 벗고 낚시하는 사진을 통해 ‘매력적이고 건강한 남성’으로 보이려 했다. 당시 외신들은 “예전 같지 않은 국가 위상에 대해, 리더에 도전하는 이들이 ‘강한 미국, 강한 러시아를 재건하겠다’는 메시지를 유권자에게 보낸 것”이라고 평가했다.

 문 고문은 ‘강한 리더’ 전략을 통해 ‘안보와 성장 이슈’를 선점하겠다는 생각이다.

 이날 당내 모임인 민주평화국민연대(민평련) 간담회에 참석한 문 고문은 “군복 입은 모습 등을 통해 강한 남성성을 강조하는 이유가 무엇인가”라는 질문을 받자 “성장과 안보도 새누리당보다 우리가 훨씬 잘할 수 있다는 걸 보여주기 위해서”라고 답했다.

간담회에서 문 고문은 “지난 5년 새누리당 집권세력은 특권, 반칙, 부패의 총체적 집합체였다”며 “대통령이 되면 5년 내내 부패와의 전쟁을 벌일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공직자비리수사처 설치 ▶정치 검찰 청산 ▶공정거래위원회에 사법경찰권 부여 등의 방안을 제시했다.

당내 다른 주자 간의 대선 협력 가능성을 묻자 문 고문은 “손학규 상임고문의 ‘저녁이 있는 삶’은 슬로건으로서 정말 좋다. 제가 후보가 된다면 ‘그 슬로건을 빌려 씁시다’라고 요청 드리겠다”며 “다른 분이 후보가 될 경우 제가 개발한 정책을 갖다 쓰도록 제공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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