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일 오후 인천 남구 학익동의 인천구치소 강당. 앳돼 보이는 남녀 학생 15명이 구치소 직원들의 수용생활 설명에 귀를 기울이고 있었다. 양손에 수갑을 직접 차본 김모(16)양은 “진짜 잡혀가는 것 같다”며 울상을 지었다.
모범수 강연 차례가 되자 분위기가 달라졌다. 죄수복 차림의 조모(60)씨는 울먹이는 목소리로 “여기서는 뒤늦은 후회로 울지도 웃지도 못한다”며 “학생들은 절대 이곳에 오지 마라”고 당부했다. 수용자들이 생활하는 방들을 돌아 보면서 한 여학생은 “세수나 샤워는 자유롭게 할 수 있나요”라고 물었다.
인천지방검찰청(지검장 김병화)이 3월부터 매월 한 차례 열고 있는 ‘함께하는 법 체험’ 행사 중 1일차 오후 프로그램이다. 학교폭력에 연루됐다가 선도를 조건으로 기소유예를 받은 학생 20여 명과 학부모들, 또는 교육을 자원한 일반 학생 40여 명이 매월 이 프로그램에 참여한다. 교육효과가 가정에서도 이어지도록 학부모들이 함께 참가토록 했다.
1일차인 6일 오전에는 검찰청을 견학했다. 범인 호송용 엘리베이터·청소년 조사실·구치감실 등을 둘러본 뒤 준법 강연에 참석했다. 김대룡 부부장 검사(형사2부)는 이날 학부모 준법 강연에서 “학교폭력에서는 가해·피해 학생 모두 상처를 입는다”며 아이들에 대한 관심과 애정을 촉구했다.
학생들이 4∼5개 분임조로 나뉘어 참가하는 ‘검사와의 대화’ 시간도 있다. 이날 양익준 검사는 학생들에게 교통사고로 인한 신체 장애를 딛고 지금까지 살아온 얘기를 들려줬다. 별로 집중하지 않던 학생들도 대화 끝 무렵에는 “검사님의 불굴의 의지에 큰 감명을 받았다”며 양 검사의 손을 잡기도 했다.
토요일인 7일에는 인천 시내 복지기관에서 봉사활동에 나섰다. 부평구의 한 노인요양원에서 학생·학부모가 함께 안마, 휠체어 밀어주며 산책하기 등의 활동을 폈다. 참가 학생들은 “난생처음 남을 도우며 산다는 것이 무엇인지 체험했다” “처음 칭찬을 들은 것 같아 눈물이 핑 돌았다” 등의 반응을 보였 다.
2일차 오후는 학생·학부모와 검사·장학사·사회단체 회원들이 함께 뒹구는 레크리에이션 시간이다. 7일에는 한 중학교의 실내체육관에서 기차놀이·단체줄넘기 등의 게임과 합창, 보호자 포옹 등으로 진행됐다. 처음엔 시큰둥하던 학생들도 함께 땀 흘리는 사이 마음을 열어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