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증시 최악 지났다 … 외국인 하반기쯤 돌아올 것”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지면보기

경제 10면

주식 운용 분야에서 ‘현역’으로만 19년을 보냈다. 펀드 외길 인생이라 부를 만하다. 7년째 피델리티 자산운용에서 ‘코리아펀드’를 맡고 있는 김태우(44·사진) 전무 얘기다. 그는 자신이 ‘낳고 기른’ 코리아 펀드를 자식처럼 여긴다. 자부심도 대단하다. “한국의 다른 펀드도 코리아펀드처럼 운용돼야 한다”고 한국의 운용 실태를 꼬집기도 했다. 주식 펀드에서 연일 자금이 빠져나가는 펀드 불신의 시대에 김 전무는 오히려 “정통 펀드가 재산증식의 답”이라고 확신했다. 또 “유럽 재정위기 영향으로 침체된 세계 경제와 주식 시장은 이미 바닥을 지났다”며 “하반기쯤 외국인 자금이 돌아올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지금 세계 경제는 어디쯤 와 있나.

 “최악은 지났다. 2008년 세계 금융위기 때와 비교하면 지금은 불확실성이 낮다. 2008년에는 부실 규모를 알 수 없다는 게 문제였다. 지금은 어느 국채 만기가 얼마나 돌아오는지 주 단위로 일정이 다 나온다. 정치적 불확실성이 있을 뿐이다. 잡음이 나겠지만 해결될 것이다. 유력한 해결법 중 하나는 미국이 상당기간 유로화 약세를 용인하는 것이다. 돈을 찍어서 문제를 해결하는 데는 한계가 있고, 결국은 유럽이 돈을 벌어야 하니까. 미국은 유럽연합이 붕괴되기보다는 유로화 약세를 통해서라도 자생력을 회복하는 것이 자국의 이익에 도움이 된다고 여길 것이다.”

 -하지만 한국 기업 실적이 나빠지고 있다. ‘전차(삼성전자, 현대·기아차)’를 제외한 1·2분기 실적은 ‘쇼크’였다.

 “5년 전 700개 코스피 상장사 이익은 43조원이었다. 지금은 삼성전자, 현대·기아차 3개사가 한 해 44조원을 번다. 이익이 집중됐다고 나쁘게 볼 일이 아니다. 한국 기업의 경쟁력과 지위가 달라졌다. 2분기 실적이 악화된다고 40조원대로 돌아가는 건 아니다. 2008년 위기 때 적자를 안 본 자동차 회사는 세계에서 현대가 유일하다. 도요타·닛산은 분기 4조원씩 적자를 봤고 포드는 아예 부도가 났다. 또 한국 반도체 기업의 세계시장 점유율이 70%다. 하루아침에 깨질 점유율이 아니다. 따라서 유럽 상황이 진정되면 외국인은 다시 한국 주식을 살 것이다. 외국인은 국내 주식이 싸면 사고, 비싸면 파는 패턴을 바꾼 적이 없다. 지금은 국내 주식시장의 PER이 8배 안팎이다. 그들 입장에서 기업 이익 좋은 싼 주식 두고, 비싸고 덜 매력적인 것을 사긴 쉽지 않다.”

 -코리아 펀드를 7년 운용했다.

 “성과가 꾸준했다는 게 자랑스럽다. 2005년 펀드 설정 이후 지금껏 28개 분기 중 21개 분기에 펀드 수익률이 코스피 상승률을 앞질렀다. 승률 75%다. 7년이란 기간 자체보다는 펀드매니저 교체 없이 실명으로 운용했다는 걸 알아줬으면 한다. 매니저가 바뀌면 비용이 크다. 펀드수익률 10~20%를 깎아먹는다. 그런데 많은 운용사가 운용자 실명 대신 ‘운용1팀’과 같이 모호하게 표기한다. 전적으로 운용사 편하자고 그러는 거다. 옳지 않다. 투자자가 자기 펀드 운용자가 바뀌었는지도 모르는 건 말이 안 된다.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