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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르 어떻게 폐기되나

중앙일보

입력

미르의 폐기는 미르가 지상 215∼220km에이르게 되는 오는 23일 오전(모스크바 시간) 본격적으로 시작된다.

러시아 당국은 그동안 하루 1∼3.5km에 이르는 미르의 자연 하강 움직임을 방치함으로써 사실상 미르의 폐기수순에 들어갔다. 20일 현재 미르의 위치는 지상 224.4km. 미르의 폐기를 돕기위해 지난 1월 발사돼 현재 미르에 접속해 있는 화물선 `프로그레스 M1-5''의 연료 소모를 줄이기 위한 것이라는 게 그동안 미르의 폐기가 연기된 공식 배경이 됐다.

미르가 전진하는 쪽에 접속해 있는 프로그레스는 미르의 폐기 순간에 엔진 작동을 시작, 미르가 움직이는 반대 방향으로 힘을 가함으로써(역추진) 미르의 정지 및대기권 진입을 유도하게 된다.

범정부 위원회는 앞서 지난 9일 미르가 예정된 낙하지점에 착지할 수 있는 위치에 갈 수 있도록 궤도 수정작업을 실시했다.

블라디미르 솔로비요프 러시아 지상통제소장은 미르 폐기 궤도에 위치해 있던프랑스와 일본의 우려를 감안해 궤도를 수정했다고 밝히고, 미르가 중앙 아프리카-수단-사우디 아라비아-이란-투르크니스탄-우즈베키스탄-카자흐스탄-러시아-태평양-오세아니아의 섬국가 들을 거쳐 미국령인 서(西)사모아와 동(東)사모아를 지난 뒤남태평양에 떨어지게 된다고 소개했다.

미르의 최종 폐기궤도를 사모아로 결정함에 따라 전체적인 폐기 궤도도 이같이바뀌었다는 설명이다. 미르의 파편이 대기권내에서 통과하게될 인구거주 지역은 러시아 밖에 없다는 설명도 이어졌다.

미르가 지상 215km 지점에 이르면 폐기 작업의 마지막 단계로 프로그레스호에 3번의 브레이크 명령이 하달된다. 첫번째와 두번째 브레이크 명령이 하달된 후 수정궤도를 검토한 뒤 마지막 3번째 브레이크 명령이 내려지며 이에 따라 미르는 남태평양상 낙하지점을 향해 돌입하게된다.

프로그레스에 첫번째 브레이크 명령이 하달된 후 최종 폐기까지 걸리는 시간은7시간이다.

수 백명의 지상통제소 전문가들은 물론, 러시아 전역의 관측소 직원 등 러시아에서만 수천명의 전문가들이 미르의 폐기 순간을 같이하게 되며, 대기권에 들어선미르의 파편은 최후 15분동안 태평양상을 비행하게된다.

미르의 파편 추락을 관측하기 위한 러시아 전문가들이 이미 19일 피지섬에 도착했으며, 이들은 전세기 두대에 분승해 미르 파편의 추락을 관찰하게된다.

호주 당국은 앞서 호주와 뉴질랜드 지역 주민들은 `밝은 별이 떨어지는 모습''으로, 그리고 폴리네시아 지역 도서 지역 주민들은 `불타는 유성의 모습''으로 미르 파편의 추락을 육안으로 구경하게 될 것이라고 소개했다.

미르호가 폐기될 지점은 뉴질랜드 동쪽 남위 47∼50도 사이, 남태평양상의 폭 200km 길이 6천km에 이르는 지역이다. 파편들의 최고 속력은 초속 200m로, 탄환 속력의 절반정도다.

러시아 항공우주국을 비롯한 당국은 ▲지상통제소와 미르의 통신 두절 ▲프로그레스의 엔진작동 불능 ▲미르 내부 컴퓨터 작동 중지 등 요인으로 미르의 폐기에 차질이 빚어질 것을 대비, 책 한권 분량의 매뉴얼을 갖춰놓은 것으로 지적되고 있다.

당국은 이와 함께 다른 나라가 파편 피해를 입을 것을 대비해 2억달러 상당의 보험에 가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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