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른 사람들의 취향', 아카데미 시상식에 불참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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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랑스인 제작자 샤를 가소는 이달 25일에 열리는 올해 아카데미 시상식에 참석하지 않겠다고 19일 밝혔다. 자신이 제작하여 외국어 영화상에 노미네이트된 '다른 사람들의 취향'에 대한 미국측 배급사의 소홀한 대접이 이유. 지난 2월 12일부터 미국개봉을 시작한 '다른 사람의 취향'은 고작 8개 극장에서 개봉하여 제작자로부터 분노를 자아내게 했다. "아카데미 외국어상 노미네이트라면 뭔가 다를 줄 알았습니다. 그런데 극장을 얻기 위해 애원하는 처지였죠. 이건 일종의 경제적 이유에서의 검열이었죠. 그래서 아카데미상에 출품하지 않기로 결정했습니다"라고 샤를 가소는 분노를 감추지 않았다.

'다른 사람의 취향'은 '택시2'와 함께 작년에 프랑스에서 가장 흥행한 영화로 기록되었지만 미국에서는 한달동안 겨우 50만 달러의 입장수익을 올렸다. 아녜 자우이의 감독 데뷰작으로 이미 남편 장-삐에르 바크리와 공동 집필한 '가족분위기(Un air de famille)'와 '그 노래를 알아(On connait la chanson)'로 세자르에서 두번이나 시나리오 상을 받아 작가적 역량을 인정받았고, '다른 사람의 취향' 역시 올해 세자르상에서 시나리오상을 비롯하여 최우수영화상 등 4개 부분에서 수상했다. 그외, 몬트리올 영화제 그랑프리와 유럽 필름 어워드에서 시나리오상을 받는 등 2000년 최고의 프랑스 영화로 기록되었다.

박스오피스 (3/7~3/13)

이번주도 60십만 이상으로 '하니발'이 2주동안 2백만명 가까운 관객을 동원하며 1위를 지키고 있다. 그외, 베를린 영화제에 소개되었던 '트래픽'이나 '누이에게(A ma soeur)', '펠릭스와 롤라(Felix et Lola)' 등이 함께 개봉했지만 '트래픽'만 50만 정도를 기록하며 2위로 개봉했고 나머지는 4만정도로 박스오피스에 들지 못했다.

우리나라에도 '로망스'로 알려진 까트린 브레이아 감독의 '누이에게'는 올해 베를린 영화제 황금곰상 수상작인 '앙띠미떼'와 더불어 과도한 노출로 주목받았다. 그동안 추구해왔던 "여성의 성" 문제를 이번에도 거침없이 이야기하는데 리베라시옹의 올리비에 세규레는 "처녀성에 대한 날카로운 시선"이라는 평으로 찬사를 보냈고, 렉스프레스의 소피 그라신도 "현시대의 불안감을 표현하는 자신의 과격함과 능숙함을 전혀 잃지 않았다"라고 호평했다. 반면 빠트리스 르꽁트의 '펠릭스와 롤라'는 밋밋한 구성으로 르몽드의 또마 소띠넬의 "돌아가시오, 아무것도 볼게 없습니다(circulez, il n'y a rien a voir, 경찰의 말투)"로 요약되는 혹평을 감수해야했다.

개봉 5주째인 '내가 속인 진실2(La verite si je mens! 2)'는 7백만을 넘겼고, 두 달 동안 상영중인 '늑대의 계약(Le Pacte des loups)'과 '플래카드(Le Placard)'도 5백만을 눈앞에 두고 있다. 이들 세 영화는 아직까지 올해 최고 흥행 영화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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