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화학·섬유·조선 등 "반갑다 ! 환율 상승"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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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는 올해 경영목표를 짤 때 달러당 원화 환율을 1천50원으로 예상했다.

달러화 결제비율(매출에서 수출이 차지하는 비중 65%)이 높은 삼성전자는 올해 원화 환율이 현재와 같은 1천3백원 수준을 유지할 경우 앉아서 6천억원 이상의 환차익을 거둘 수 있을 것으로 추정된다.

디지털 위성방송을 수신할 수 있게 해 주는 셋톱 박스 생산업체인 휴맥스(수출 비중 1백%)도 올해 경영목표를 짤 때 환율 목표를 달러당 1천1백50원으로 잡았는데 환율이 급등하며 2월 매출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백40% 증가한 3백46억원, 세전 순이익은 1백70% 늘어난 1백32억원을 기록했다.

올해 환율을 1천50원으로 예상했던 삼성중공업의 경우 환율이 현 수준을 유지할 경우 경상이익이 환율 요인으로만 4백50억원 이상 늘어나는 효과가 있다.

◇ 화학.섬유.조선 환율 상승 수혜〓환율 상승으로 수출 비중이 높은 화학.섬유.조선 업종이 최대 수혜를 볼 것으로 분석됐다.

이들 업종은 달러화 대비 원화가치가 1% 하락할 때 경상이익이 5% 이상 증가할 것으로 예상됐다.

삼성증권은 원화가치 하락으로 경상이익 증가폭이 가장 큰 기업으로 코오롱을 꼽았다.

코오롱은 환율이 1% 상승할 때마다 경상이익이 6.8% 증가하는 것으로 분석됐다.

현대중공업.삼화전자.동양화학.SK케미칼.대덕GDS.삼성중공업 등도 환율이 1% 오를 때마다 경상이익이 4% 이상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현대증권도 환율 상승으로 한국전기초자.한세실업.디피씨.나자인.성안.영원무역.한국고덴시.한국대동전자.태평양물산.삼화전자 등 수출 비중이 높은 기업의 수혜를 예상했다.

한편 동원경제연구소는 환율 급등으로 중국.동남아.중남미 등에 공장을 두고 주문자상표부착생산(OEM)으로 수출하는 국동.나자인.미래와사람.베네데스.삼양통상.영원무역.태평양물산.한세실업 등 섬유.도매업체가 혜택을 볼 것으로 전망했다.

◇ 일부 기업은 원화 약세로 피해〓모건 스탠리 딘 위터(MSDW)증권은 20일 엔화 약세의 영향을 고려, 미국 금리 인하로 주가가 반등할 때를 이용해 은행주 및 증권주를 매도할 것을 권고했다.

모건 스탠리증권은 "원화 환율이 달러당 1천3백50원까지 올라간 후 연말께 1천2백50원으로 떨어질 것" 이라며 "엔화 약세가 원화 약세를 이끌며 비용은 달러로 계상하고 매출은 원화로 계상하는 한국전력.제일제당.농심 등의 업체들이 피해를 볼 것" 으로 분석했다.

삼성증권 이승우 연구위원은 "원화 약세.달러화 강세로 수출 비중이 높은 기업들이 수출 경쟁력 향상과 함께 환차익이라는 어부지리를 얻고 있다" 면서도 "그러나 전자.화학.조선 등 국내 주요 업종들이 일본과 경쟁 관계여서 원화 약세 효과가 엔 약세로 반감되고 있다" 고 지적했다.

정재홍 기자hongj@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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