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낙하산 인사" 반발에 대투 사장 선임 난항

중앙일보

입력

공석인 대한투신증권 사장 선임이 난항을 겪고 있다.

대한투신은 20일 임시 주주총회를 열어 신임 사장을 선임할 예정이었는데 사외이사 2명만 선임한 채 10분 만에 주주총회를 끝냈다. 본 안건이었던 사장 선임은 사장후보추천위의 인선 작업이 끝나지 않았다는 이유로 이날 논의하지 않은 채 22일 속개되는 임시주총에서 결정하기로 했다.

사장후보추천위는 이덕훈 전 사장이 한빛은행장으로 자리를 옮김에 따라 공석이 된 사장 후보로 지난 19일 경제기획원.공정거래위 관료 출신인 김병균 기술신용보증 사장과 증권사 출신의 김형진 한빛증권 부사장을 복수 추천했다.

이에 대해 투신사 관계자들은 명분상 조기에 경영 정상화를 이룰 적임자를 최종 확정하지 못했다는 이유로 사장 선임을 연기했지만, 전날 후보로 추천된 인사에 대한 반발이 의외로 강하자 이를 무마하고 여론을 살피기 위한 성격이 강한 것으로 보고 있다. 또 노조가 '낙하산 인사' 에 대해 강경한 입장을 보이자 무리수를 피하겠다는 정부의 판단도 작용했다는 분석이다.

대투증권 직원들은 "2조9천억원의 공적자금이 투입된 회사를 이른 시일 안에 정상화하기 위해선 전문성을 갖추고 대외관계가 원만한 인사를 선임해야 한다" 며 반발하는 분위기다.

한편 정부와 대주주인 예금보험공사는 전날 후보로 추천된 인물 중 한사람을 사장에 선임하는 것을 원칙으로 하되 여론 동향에 따라 제3의 인물을 사장 후보로 추천할 가능성도 배제하지 않는 것으로 알려졌다.

정제원 기자newspoet@joongang.co.kr>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