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방형 뮤추얼펀드에 '돈 몰린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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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방형 뮤추얼펀드에 자금이 들어오고 있다. 개방형은 수시 입출금이 가능해 기존 폐쇄형의 가장 큰 단점인 환금성 제약을 해소할 수 있어 투자자들의 관심을 얻고 있는 것.

투자신탁협회에 따르면 개방형이 허용된 올 2월부터 지난 15일까지 뮤추얼펀드에 4천7백99억원의 자금이 순유입됐다. 이는 2000년 10월부터 올 1월까지 2조8백73억원이 순유출되면서 자산운용사들을 어렵게 만든 것과 대조를 이룬다.

◇ 채권형 호조, 주식형 침체〓뮤추얼펀드는 2월에 1천3백13억원, 3월에 3천4백86억원이 순유입되는 등 자금 유입 속도도 빨라지고 있다. 주로 채권에 투자하는 채권 혼합형이 2월 이후 5천4백77억원 늘어나 자산운용 업계의 숨통을 틔워 주고 있다. 이에 반해 주식형은 2월 이후 3백50억원 증가한 4백92억원에 그쳤다.

주식형 뮤추얼펀드 판매가 부진한 것은 지난해 말과 올해 초 주식형 가입자들이 엄청난 손실을 본 데다 올 들어서도 증시 침체가 여전하기 때문이다.

글로벌에셋자산운용 이창동 회장은 "개방형 판매 이후 뮤추얼펀드에도 자금이 유입되고 있으나 아직 미미한 수준" 이라며 "개방형이 시장에서 정착될 수 있도록 사모펀드를 허용하는 등 제도적 뒷받침이 필요하다" 고 지적했다.

◇ 점차 활성화 예상〓개방형은 주식시장에 상장돼 주식처럼 사고 팔 수 있는 폐쇄형과 달리 고객이 환매를 요구할 때 자산운용사가 펀드 자산을 매각해 돈을 돌려주며, 일정 기간(대개 3~6개월)이 지나면 환매 수수료가 없기 때문에 자산의 유동성이 크게 개선된다.

개방형은 또 뮤추얼펀드의 특성상 한 투신사가 수많은 펀드를 운용해 펀드간 편출입이 발생할 수 있는 수익증권과 달리 하나의 펀드가 하나의 회사로 감사를 받는 만큼 독립성이 뛰어난 장점이 있다.

이같은 장점에도 불구하고 연기금.보험.은행 등이 개방형 뮤추얼펀드에 투자하는 데 한계가 많다. 개방형이 증시에 상장되지 않기 때문에 비상장 주식으로 간주돼 투자 대상에서 제외되기도 한다. 일부 연기금은 자산운용사의 자산 규모가 작다는 이유로 자산 맡기기를 꺼리고 있다.

마이다스에셋 조재민 사장은 "국내 금융회사들도 자금을 맡길 때 덩치보다는 투명성과 수익성으로 평가하는 관행을 정착시킬 필요가 있다" 고 강조했다.

정재홍 기자 hongj@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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