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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나친 ‘인도 경제 위기론’ … 지속 성장 가능한 이유 5가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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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10면

고팔 아그라왈
미래에셋자산운용 인도법인(CIO)

불확실한 환경 속에서는 그 어떤 경제도 영원한 성장이 보장되지는 않는다. 인도 경제도 예외는 아니다. 최근 인도 경제성장률이 떨어지고 정책 기능에 대한 회의가 커지자 인도 시장이 지속적으로 성장할 수 있을지에 대한 의문이 나온다. 하지만 몇 가지 이유로 인도 경제가 성장률과 소득 증가 목표를 어렵지 않게 달성할 것으로 본다.

 첫째는 농장에서 공장으로의 이동이다. 인도의 노동력은 농업 쪽에 편향돼 있다. 인구의 52%가 농업에 종사하고 농업이 국내총생산(GDP)의 15%를 차지한다. 농업 종사자의 1인당 자본소득은 제조업 종사자에 비해 약 2.5배 낮고 서비스업 종사자보다는 7배 낮다. 이것은 농업에서 제조업이나 서비스 영역으로 노동력을 이동시킬 수 있다면 인도가 더 높은 소득을 창출할 기회가 있다는 걸 뜻한다. 농업 생산성도 향상되고 있다. 인도는 세계에서 가장 넓은 경작지가 있으며 가장 다양한 농업 생산물을 내놓는다.

 이는 인도가 증가하는 인구(인도 인구는 21세기 중반에는 15억 명 정도로 안정화될 것으로 기대된다)의 식량 문제를 해결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장차 농산물 수출에서도 큰 영향력을 가질 수 있다는 것을 뜻한다. 낮은 생산성을 감안하면 인도가 농업 부문 투자로 1970년대에 실시했던 ‘녹색 혁명’을 재현할 수도 있다. 농업 생산성을 높이는 것은 물가 상승 압력을 억제하고 성장도 이끌 것이다.

 둘째, 인도는 제조업의 병목 현상을 해결하려고 인프라를 개선하고 있다. 인프라 부족은 인도의 경제성장을 막는 주요 요인이다. 예를 들어 전력이 13% 부족하다. 또 중국은 인도 석탄 매장량의 2배를 보유하고 있지만, 생산량은 인도의 8배에 달한다. 도로·항만·철도도 늘려야 한다.

 셋째, 인도의 경제활동 가능 인구가 전체 인구보다 빠르게 늘고 있다. 확대되는 경제활동 인구는 지속적으로 소득을 올리고 저축과 투자에도 기여할 것이다. 다만 이런 이점을 살리려면 노동력 증가에 걸맞은 충분한 일자리가 마련돼야 한다.

 넷째, 제조업 고용이 늘고 있다. 인도의 고급 정보기술(IT) 서비스 산업은 세계를 놀라게 했다. 하지만 통념과 달리 이 부문은 300만 명 이상을 고용할 수가 없다. 인도의 노동력은 앞으로 20년 안에 2억5000만 명에서 많으면 3억 명까지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 이런 엄청난 인구가 일자리를 찾으려면 성장에서 답을 찾아야 한다.

 다섯째, 금융 부문을 포함한 성장이 이루어지고 있다. 금융이 함께 커야 지속 가능한 성장이 유지된다. 현재 인도 인구 60만 명 중 은행 지점을 이용할 수 있는 숫자는 3만 명이 못 된다. 인구의 약 40%만 은행 계좌가 있다. 생명 보험을 가진 인구의 비율도 10% 수준으로 매우 낮으며 생명보험 외의 보험 가입 비율은 0.6%로 최악이다. 다만 이런 수치는 빠르게 개선되고 있다.

 결론적으로 인도의 높은 저축률과 유리한 인구통계학적 수치는 경제성장에 매우 긍정적 요인이다. 물론 이런 환경 자체가 성장을 보장하지는 않는다. 끊임없는 정책적 보조가 필요하다. 인도는 2003~2008년 5년간 연평균 9%의 고성장을 거듭하며 삶의 수준도 크게 개선됐다. 잠재력이 풍부한 나라이기에 적절한 시기에 정책만 구사되면 앞날도 밝다고 본다.

고팔 아그라왈 미래에셋자산운용 인도법인(CI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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