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하상가 … 백화점+마트+식당+영화관+문화센터 갖춰야 ‘와글와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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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장인 고남정(36)씨는 지난 3일 퇴근 후 서울 구로구 디큐브시티에서 오후 7시 대학 동창생을 만났다. 오후 9시 영화를 예매한 고씨는 인도요리 전문점에서 저녁식사를 하고 한 시간 정도 여름샌들을 사기 위해 쇼핑을 했다. 영화가 끝난 시간은 오후 11시. 쇼핑몰과 연결된 지하철 2호선을 타고 서울 강남구 역삼동 집에 도착한 시간은 오후 11시30분이다.

 국내 최대 상권으로 꼽히는 강남역 인근에 사는 고씨가 이곳을 자주 찾는 이유는 시간을 아낄 수 있어서다. 고씨는 “밥 먹고 쇼핑하고 영화 보는 데 걸린 시간이 4시간인데 이런 복합상가가 아니면 이동하느라 시간을 다 뺏겨 엄두도 못 낸다”고 말했다.

지상에선 살거리·볼거리·먹거리·놀거리를 한꺼번에 할 수 있는 몰링(Malling)형 복합상가가 인기를 끌고 있다. 서울·수도권 대표 상권의 중심엔 대규모 몰링형 복합상가가 자리를 잡아 가고 있다. 이 상가는 쇼핑시설은 물론 다양한 음식점에 영화관·공연장·놀이시설까지 갖췄다.

상가정보연구소 박대원 소장은 “2000년대 초만 해도 몰링형 복합상가는 서울 강남구 삼성동 코엑스몰 정도였는데 2000년대 후반 들어 이런 상가가 눈에 띄게 늘어났다”고 말했다.

몰링형인 타임스퀘어와 디큐브시티는 서울 영등포·구로구에서 각각 2009년, 2011년 문을 연 뒤 수도권 서남부권 중심 상권으로 부상하고 있다. 1호선 영등포역 인근 타임스퀘어는 36만㎡(이하 연면적) 규모다. 경방·신세계백화점과 어우러져 하루 평균 15만 명이 찾는다. 이마트·패션쇼핑몰뿐 아니라 CGV영화관, 대형 연회장, CGV 팝 아트홀, 테마파크 딸기가 좋아 등이 입점했다.

 1·2호선 신도림역과 연결된 디큐브시티는 의류·잡화 등을 살 수 있는 백화점과 세계 음식을 맛볼 수 있는 푸드테마관, 공연장이 있는 아트센터, 뽀로로파크 등이 갖춰졌다. 연면적 3만3000㎡인 생태공원도 있다. 디큐브시티 개발업체인 대성산업 양상무 부장은 “프러포즈 이벤트 등 방문객의 눈길을 끌 수 있는 이벤트를 꾸준히 벌여 하루 평균 방문객이 10만 명 가까이 된다”고 말했다.

서울 용산구 한강로2가의 용산 아이파크몰과 성동구 행당동 왕십리 비트플렉스도 해당 지역 상권의 핵으로 자리 잡아 가고 있다. 수도권 남부권에선 2010년 12월 문을 연 동탄신도시의 메타폴리스몰(14만6000㎡)이 두각을 나타나고 있다. 하루 평균 8만 명이 몰리는 이곳에는 홈플러스, 패션쇼핑몰인 엔터식스, 나이키·리바이스 등 유명 패션 브랜드숍이 입점했다. CGV 멀티플렉스영화관, 뽀로로파크, 아이스링크 등 문화·여가시설이 함께 들어서 있다.

 수도권 북부권에선 일산신도시 레이킨스몰이 2010년 10월 문을 열었다. 현대백화점·홈플러스·메가박스영화관 등이 입점했으며 호수공원으로 연결되는 정원이 조성돼 쇼핑·문화·휴식을 한꺼번에 즐길 수 있는 복합상가다.

 복합상가는 앞으로 더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단순한 쇼핑시설로는 다양한 소비자의 욕구를 충족시킬 수 없어서다. 판교신도시에선 상업시설 연면적만 52만8000㎡인 대형 복합단지인 알파돔시티가 올해 말 착공될 예정이다. 내년 3월 문을 여는 일산신도시 원마운트(15만3000㎡)에는 워터파크·스노파크 등 놀이시설과 각종 패션 브랜드가 입점할 예정이다.

최현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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