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로 2012] MVP 이니에스타 … 스페인의 주역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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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르난도 토레스 가족이 우승컵을 앞에 놓고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키예프 AP=연합뉴스]

메이저대회 3연속 우승을 달성한 ‘무적함대’ 스페인 대표팀의 세 차례 우승 현장에 한 번도 빠지지 않았던 3명은 평생 잊지 못할 기록을 남겼다.

 스트라이커 페르난도 토레스(28)는 간발의 차로 득점왕에 올랐다. 결승전 후반 30분 교체투입된 토레스는 1골·1도움을 올려 이번 대회 3골·1도움을 기록했다.

이번 대회 3골을 넣은 선수는 마리오 고메스(독일), 마리오 발로텔리(이탈리아), 크리스티아누 호날두(포르투갈) 등 모두 6명이나 됐다. 골 수가 같을 경우 도움 수-출전 시간 순으로 득점왕을 가린다. 토레스는 고메스와 골과 도움이 같았지만 출전시간(고메스 281분, 토레스 189분)이 짧아 득점왕에 올랐다.

 자신을 희생해 얻어낸 값진 결과물이다. 스페인은 이번 대회에서 ‘제로톱’ 전술을 주로 사용했다. 전형적인 스트라이커 없이 미드필더들의 효율적인 움직임으로 경기를 풀어가는 제로톱에서 토레스가 설 자리는 없었다. 토레스는 여섯 경기 중 두 경기에만 선발 출전했고, 포르투갈과의 준결승전에는 아예 나오지 못했다. 그러나 그는 “내가 출전하든 안 하든 상관없다. 팀이 우승하면 된다”며 어른스러운 자세를 보였다.

 토레스는 3-0으로 앞선 결승전 막판에도 골 찬스를 잡았으나 욕심을 부리지 않고 후안 마타에게 볼을 내줘 도움을 올렸다. 이 도움 덕에 그는 득점왕에 오를 수 있었다. 경기 후 토레스는 “올해 생애 처음으로 클럽(첼시)에서 FA컵과 UEFA 챔피언스리그 우승을 차지했는데 이제 유로 대회 우승까지 이뤄냈다”며 기뻐했다.

 주장이자 골키퍼인 이케르 카시야스(31·레알 마드리드)는 A매치 100승을 달성했다. 19세였던 2000년 처음 스페인 대표팀 골키퍼 장갑을 낀 카시야스는 10년 후인 2009년 11월 아르헨티나를 상대로 센추리클럽(A매치 100경기 출전)에 가입했다. 그리고 137경기 만에 100승을 올렸다.

 카시야스는 안정된 방어로 뒷문을 굳건히 지켰다. 그는 이탈리아와의 조별예선 첫 경기에서 골을 내준 이후 결승전이 끝날 때까지 509분 동안 실점하지 않아 이탈리아의 디노 조프가 갖고 있던 494분 무실점 기록을 넘어섰다. 카시야스는 “엄청난 성공으로 잊을 수 없는 4년이 됐다”고 말했다.

 ‘패스 마스터’ 안드레스 이니에스타(28·바르셀로나)는 대회 최우수선수(MVP)로 선정됐다. 꾸준히 경기에 출전한 이니에스타는 1도움으로 공격포인트는 적었지만 날카로운 패스로 팀을 이끌었다.

오명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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