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언론 황제의 성공기

중앙일보

입력

세상에 흥미로운 것이 성공한 사람의 뒷얘기일 터인데,전기물 『언론과 권력』은 '덤'까지 솔챦다.

명쾌하기는 커녕 권언(權言) 유착의 한통속으로 돌아가는 현대 일본의 언론 ·정치 메카니즘에 관한 정보까지 한눈에 들어오기 때문이다.아마도 그것은 대상 자체가 '일본 언론의 황제'이기 때문이다.

『언론과 권력』은 요미우리신문의 사장 겸 주필 와타나베(75) 의 평전.전기는 와타나베가 수습기자 부터 승승장구 출세과정에 이르기가지 철두철미한 마키아벨리즘을 실현했던 '냉혈한'으로 묘사한다.

때문에 '일정한 거리'를 두고 비판적으로 그려진다.책을 쓴 이 역시 신문기자.현재 교토통신의 중견이다. 저자는 그를 '투쟁심과 함께 애증의 기복이 심한 성격'으로 규정한다.

본래 군국주의에 반발해 공산당에 입당하기도 했던 젊은 와타나베가 반세기 넘은 지금은 평기자들의 언론자유를 제약하기도 하는 행태를 그리기 때문이다.

이책의 핵심은 역시 마키아벨리의 출세기록. 즉 와타나베는 평기자 시절 당시 출입처에서 정가 실력자의 눈에 들기위해 내방객 신발까지 정리하는 '성의'를 보였다.

결국 그는 출입기자면서 동시에 집권당 막후 실력자로 급성장,당내 인사에까지 깁숙한 간여를 한다.1960년대 한일 국교정상화 당시 한일양국을 오가며 막후활동을 했던 특이한 경력도 그 때문이다. '통이 컸던' 와타나베는 심지어 나카소네의 총리 지명에도 결정적인 역할을 했고, 신문사내 권력투쟁에서도 남을 짓밟는 인물로 묘사된다.

어쨌거나 이책은 우리에게는 당혹스럽기도 하고 부럽기도 하다.이렇듯 생생하고 비판적인 전기물이 생존인물 당대에 버젓하게 나와 환영받고 있기 때문이다.
(오우즈미 아카라 지음/ 김성기 옮김/ 롱셀러/ 1만8천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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