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프로야구] 2001 전력분석(5) - 요코하마

중앙일보

입력

몇일 전 NHK 시범경기 하이라이트를 통해 본 요코하마 베이스타스는 작년과 유니폼만 같을뿐 '다른 팀'이 되어있었다.

시작하자마자 주자가 출루하자 모리 감독은 다음타자에게 바로 번트를 시켰고, 후에 주자 1,2루가 된 다음에도(타자가 중심타자임에도) 모리감독의 작전은 보내기 번트였다. 그야말로 철저한 번트작전으로 주자를 진루시킨 다음 득점타로 점수를 내는 패턴의 연속이었다. 되도록 번트를 자제하고 선수들의 응집력에 의존하던 전임 곤도 감독과는 전혀 다른 경기운용이었다.

그리고 경기 후(이날 요코하마는 대승을 거뒀다.) 가진 인터뷰에서 "홈런 없이도 이길수 있다." 는 모리 감독의 말은 앞으로 요코하마 야구가 어떨 것임을 짐작케 해주기에 충분했다.

1. Fight in Unity!

올시즌 요코하마의 객관적 전력은 98년 우승 때보단 물론, 작년과 재작년보다도 훨씬 못미치는 전력으로 평가된다. 특히 타선에서 전력누수가 심각한데 최고용병 로즈와 통산 2000안타에 빛나는 고마다가 방출된 중심타선의 힘이 크게 떨어졌다.

특히 붙박이 4번으로 기복없이 믿음직스런 활약을 해주었던 로즈의 공백은 그야말로 치명적이다. 로즈의 구멍을 커버하기 위해 영입한 용병타자인 도스타와 즈바가 얼마나 해줄지도 미지수이다. 거기다 작년 기대이상의 맹활약을 펼쳤던 긴조와 나카네가 과연 올해도 작년만큼 펄펄 날수 있을지역시 장담할수 없다.

결국 98년 우승멤버 중 믿을만한 타자는 이시이와 스즈키,다니시게 정도밖에 남지 않았다고 해도 과언이 아닌 상황이다.(모리 감독역시 이시이와 스즈키외엔 주전이 정해지지 않았다고 밝힌 바 있다.)

결국 이렇게 그동안 요코하마의 트레이드 마크와도 같았던 머신건 타선의 무서운 응집력이 올해도 위력을 이어나가기가 불투명한 상황에서 요코하마의 공격패턴은 자연히 모리 감독의 관리야구,작전야구가 중시되는 방향으로 나갈게 확실시된다. 따라서 올시즌 요코하마의 공격력은 번트,기본기,팀플레이,희생,기동력 등을 중시하는 '모리-이즘'이 대세를 이룰것으로 보여진다.

2. 에이스는 없다. 하지만 평균이상의 투수는 많다.

최근 2년간 요코하마가 우승 전력을 갖추었음에도 번번히 우승에 실패한 가장 결정적인 이유는 투수력이 무너졌기 때문이었다. 하지만 이는 주력투수 몇몇의 부상과 부진때문이었지 결코 요코하마 투수진 전체가 허약했기 때문은 아니었다.

실제로 머신건 타선의 위력에 가려서 그렇지 요코하마 투수진의 면면은 평균이상이다. 가와무라,사이토,미우라,모리야마,노무라 등으로 이어지는 선발진은 비교적 안정감을 주고 있고, 후쿠모리,모리나카,기즈카 등으로 이어지는 불펜진역시 생각보다 든든하다.

특히 작년 성공적인 마무리 데뷔를 해낸 기즈카는 사사키의 뒤를 이을만한 가능성을 보여줬다. 여기다 신인 좌완투수 요시미는 벌써부터 선발 후보로 거론될 정도로 가능성을 인정받고 있고 신용병투수 바워즈역시 시범경기에서 5이닝 동안 노히트노런을 기록하며 선발진입 확률을 높이고 있다.

3. 우승의 필수조건

일단 타자들이 얼마나 모리식 야구에 적응해주느냐가 중요하다. 선수의 이름이나 인기보단 실력과 데이터를 중시하는 모리 야구가 성공하기 위해선 무엇보다 선수들 스스로의 의식개혁이 절실하다.

또 하나 필요한 건 역시 투수력이다. 최근 2년간 요코하마는 선발 로테이션이 제대로 돌아간 적이 거의 없었다. 특히 항상 시즌초반 믿었던 에이스들이 무너진 건 치명적이었다.

일례로 99년은 98년 우승의 주역이었던 노무라가 부상으로 로테이션을 펑크냈고, 미우라역시 전반기 최악의 연패에 빠진 결과, 시즌초부터 꼴찌로 쳐지며 한해 농사를 망쳤다. 작년역시 에이스 노릇을 해줄것으로 믿었던 가와무라가 난타당하고, 사이토가 초반 부상으로 결장하며 전반기를 5위로 마무리하는 수모를 당했다.

이렇게 항상 초반 투수력 붕괴로 연패를 거듭한 탓에 요코하마는 항상 전반기를 힘겹게 보낼수 밖에 없었고, 올스타전 이후부터 뒷심을 발휘해 A클래스까지 치고 올라가긴 했지만 선두를 따라잡기엔 번번히 역부족이었다.

따라서 올시즌 요코하마가 좋은 성적을 내기 위해선 모리야구가 얼마나 효력을 발휘하느냐와 투수들이 얼마나 자기의 맡은 보직을 충실히 수행해주느냐가 중요하다.

리그 우승 8회, 시리즈 우승 6회의 캐리어. 감독으로 취임하자마자 요코하마의 변혁을 부르짖으며 자유분방하던 요코하마를 단숨에 '모리 요코하마'로 만든 카리스마. 과연 '모리 주의'의 신화는 계속될까?

-예상라인업-

- 선발투수:가와무라,사이토,미우라,고미야마,노무라,바워즈 등
- 불펜투수:후쿠모리,기즈카,모리나카,요시미 등
- 포수:다니시게
- 내야수:긴조(3루),이시이(유)
- 외야수:스즈키(좌),하루(중),나카네(우)
- 백업:오무라,다나카,도스타,즈바,신도 등

◇ 장점:모리 감독,선수들의 응집력,근성,기동력
◇ 단점:로즈 이탈,중간계투 수(數) 부족,장타력 부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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