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제역 유럽대륙 상륙 초읽기

중앙일보

입력

벨기에, 프랑스, 터키 등에서 구제역으로 의심되는 사례가 잇따라 발생해 영국 구제역이 조만간 유럽대륙으로 상륙할 것이라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벨기에는 3일 북서부 딕스뮈드 지역 양돈 농장에서 구제역으로 의심되는 사례가 발견됐다고 밝혔다.

이 농장에서는 최근 영국에서 수입한 돼지 75마리중 3마리가 구제역 증세를 보였다.

1차 검사 결과 이 돼지들은 구제역 음성반응을 나타냈으나 구제역 감염여부를 확인할 수 있는 최종 검사결과는 3일후에나 나올 예정이다.

프랑스에서도 루아르 지방에서 구제역 바이러스에 감염된 것으로 의심되는 양 24마리가 발견돼 검사에 들어갔다.

이들 두 국가의 사례가 구제역으로 확인되면 이는 유럽대륙에서 발생한 첫 구제역이 되는 셈이다.

구제역은 대기, 새, 사람의 의복이나 신발 등을 통해 전염될 수 있는 등 워낙 전염성이 강해 일단 유럽 대륙에 상륙하고 나면 서유럽 전역이 구제역 피해권에 들 것으로 우려되고 있다.

구제역은 또 소, 돼지, 말, 양, 염소 등 발굽이 갈라진 모든 가축에 전염될 수 있어 소에만 나타나는 광우병보다 단기적으로는 더 큰 경제적 피해를 초래할 수 있는 것으로 우려되고 있다.

구제역이 확인되면 해당국가의 가축, 식육, 육가공품, 낙농제품 등이 모두 수출금지된다.

벨기에와 프랑스는 구제역 의심사례가 발견되자 해당지역을 격리조치하는 한편 모든 가축의 수송을 금지했다.

프랑스 중앙정부가 영국, 아일랜드산 육류를 수입금지한 데 이어 프랑스 북부 릴 지방정부는 벨기에산 가축의 국경통과를 금지했다.

이와함께 터키에서도 구제역에 걸린 가축이 발견돼 동남부 유럽 국가들이 긴장하고 있다.

터키정부는 아나톨리아 중부 코니아 지방 4개 마을에서 구제역이 발견됐다고 밝혔으나 영국 구제역과의 관련 여부는 알려지지 않았다.

영국은 3일까지 구제역 발생건수가 48건로 늘어나는 등 사실상 전국이 구제역영향권에 든 것으로 추정됨에 따라 다음주에도 구제역이 추가 발생할 경우 더이상 구제역 통제가 불가능해질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유럽 대륙에 구제역이 상륙해 통제가 불가능해질 경우 유럽 국가들은 가축들을 대상으로 구제역 예방접종을 실시할 가능성이 크다는 관측이 대두되고 있다.

구제역 예방접종을 실시할 경우 상당기간 육류 및 낙농제품의 수출이 금지돼 축산농가가 큰 피해를 보게 된다.(브뤼셀=연합뉴스) 현경숙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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