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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프로야구] 구대성 비교평가

중앙일보

입력

일본진출 첫해, 아직 공식경기는 시작도 안했지만 이미 구대성은 일개 외국용병 정도가 아닌 오릭스의 얼굴이 된 느낌이다. 전례없는 VIP 대접, 엄청난 트레이드 머니, 계속되는 오기 감독의 극찬, 자율훈련 허용 등, 일본 진출이래 지금까지 오릭스의 구대성 대접은 말그대로 파격의 연속이었다.

오릭스가 이렇게 구대성에게 전례없는 대우를 해준 이유는 그만큼 그에게 거는 기대가 크다는 반증이었다. 그리고 최근 구대성은 팀 자체청백전에서 위력적인 투구를 선보이며 이런 오릭스의 기대가 결코 헛되지 않았음을 일단 입증했다.

이미 이전부터 여러 전문가들은 구대성이 일본야구에 강한 모습을 보여온 것을 비롯, 구위,스태미너,정신력,캐리어 등을 종합해 볼 때, 그가 일본야구에서 통할 수 있는 투수라고 평가해 왔다.(실제로 오릭스 오기 감독은 "구대성같은 투수 두명만 더 있었으면 좋겠다"라는 말을 할 정도다.)

그렇다면 과연 구대성은 일본에서 실제로 어느만큼의 성적을 올릴수 있을까? 물론 시즌이 아직 개막도 안한 상황에서 어불성설일지도 모르겠지만, 구대성급(級)의 타(他)투수들과의 비교평가를 통해서 '구대성이 이 정도는 하지 않겠나'라고 예상해보는 것도 재미있을 것이다. 그리고 이상훈과 이시이 가즈히사 정도면 올시즌 구대성의 성적을 유추해 볼 수 있는 거울로 손색없지않나 생각한다.

먼저 이상훈은 구대성보다 먼저 한국의 일급 좌완투수로서 일본에 건너간 존재라는 점에서 빼놓을 수 없는 참고대상이라 할 수 있다. 한국에서 우열을 가리기 힘든 최고의 좌완투수로 군림했다는 경력이나 직구위주의 파워피처라는 레퍼토리나 불펜투수라는 보직을 맡았다는 점에서도 공통점이 적지않다. 따라서 이상훈의 일본성적은 구대성의 올시즌을 예상하는데 비중있는 참고자료라 할 만하다.

이상훈은 99년 주니치에서 선발과 불펜을 오가며 94이닝 투구에 6승5패3세이브에 방어율 2.87을 기록했다. 기록만 놓고본다면 그리 대단치 않은 것 같지만 실제 내용상으론 상당히 위력적인 투구를 하며, 주니치 철벽 불펜의 일원으로서 마무리 선동열의 세이브에 많은 도움을 주었다. 실제로 이런 이상훈이 있었기에 주니치가 강한 불펜진을 바탕으로 우승을 할수 있었다해도 과언이 아니다. 시즌후에 주니치가 메이저 진출을 위해 팀을 떠나려는 이상훈을 붙잡으려 했던 것만봐도 이상훈의 비중을 짐작할 수 있다.

따라서 구대성보다 한발먼저 일본에 진출한 이상훈의 활약을 통해 볼 때, 구대성역시 '이상훈만큼은 하지 않겠나'라는 기대가 자연스럽게 생긴다.

이상훈이 캐리어적인 면에서 구대성과 공통점을 이루다면 이시이 가즈히사는 구위적인 측면에서 구대성과 비교될 수 있다. 야쿠르트의 에이스 이시이는 일본 최고의 구위를 자랑하는 왼손 파워피쳐다. 구대성처럼 좌완으로서 150km를 넘나드는 묵직한 직구에 날카로운 슬라이더를 겸비하고 있고, 강한 스태미너까지 갖춘 이시이는 이런 막강한 구위를 가지고 작년 센트럴리그 방어율,탈삼진 2관왕에 올랐고, 내년 메이저리그 진출이 가장 유력한 투수로 주목받고 있다.

따라서 이시이에 필적할만한 구위를 갖춘 구대성에게 올시즌, 이시이만큼의 위력적인 구위와 성적을 기대하는 것은 결코 무리가 아니다.

이렇듯 구대성과 유사한 스타일을 가진 투수인 이상훈과 이시이가 그동안 일본야구에서 위력을 발했다는 점을 감안했을 때, 앞으로도 이에 뒤지지 않는 구위를 갖춘 구대성의 미래역시 충분히 기대할만하다고 여겨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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