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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기업 지상 IR] 셋 톱 박스 하나로 수출 1억불

중앙일보

입력

디지털 위성방송 수신기(셋 톱 박스)업체인 휴맥스의 IR(기업설명회)담당자는 매주 4∼5회 외국 증권사 애널리스트나 펀드매니저의 방문을 받는다.

또 해외에서 아시아 정보통신기업 관련 투자 설명회가 있을 경우 휴맥스는 자주 초대받는다.외국인들이 이 회사의 성장성과 수익성을 높이 사고 있다는 의미다.이 결과 지난해 초 13%대에 그쳤던 외국인 지분율은 지난달 28일 현재 36.75%에 이르고 있다.

휴맥스의 주 생산품인 셋 톱 박스는 기존 아날로그 TV에 부착하면 디지털 방송을 수신할 수 있게 해 준다.디지털 TV의 가격이 수백만원에 이르는 현실에서 수십만원에 불과한 셋 톱 박스는 디지털 TV 시대의 각광받는 제품이 될 전망이다.

휴맥스는 현재 유럽 셋 톱 박스 유통시장에서 40%의 시장 점유율로 필립스·노키아 등 세계적 기업들을 제치고 1위를 차지하고 있다.벤처기업으로는 드물게 영국·독일·중동·미국 등에 현지법인을 설립해 해외 시장 개척에 나서 지난해에는 셋 톱 박스 한 품목으로 수출 1억달러를 돌파하기도 했다.

이 회사 경쟁력의 원천은 높은 기술력이다.전체 직원(1백90명)의 45%가 연구인력으로 셋 톱 박스 분야에서 세계적 연구팀을 보유하고 있으며 매출액의 5∼10%를 연구·개발에 투자하고 있다.

지난해 매출은 전년보다 1백63% 증가한 1천4백25억원,영업이익은 5백% 늘어난 3백24억원을 기록했다.부채가 거의 없고,보유 현금의 은행 예치 등으로 이자수익이 32억원이 발생해 순이익이 영업이익보다 많은 3백35억원을 기록했다.

주가는 지난해 12월 22일 1만3백원을 바닥으로 상승,지난달 28일 1만7천3백원으로 70% 가량 상승했다.단기 상승폭이 크다는 점이 부담이나 최근에도 실적 호전이 지속돼 매수할 만하다고 LG투자증권 박종현 기업분석2팀장은 말했다.

이 회사가 세계적 기업으로 도약하기 위해 넘어야 할 장애물도 만만찮다.세계 셋 톱 박스 시장의 80%를 차지하고 있는 방송사 시장의 휴맥스 매출 비중은 13%에 그친다.최근 스위스 지상파 방송사 밸레스콤사와 올해 2백만달러 규모의 셋 톱 박스 공급 계약을 체결한 것은 유럽 시장 진출의 신호탄이라 할 만하다.

또 전세계 시장의 절반 가량을 차지하는 미국 시장에 진출하기 위해 지난해 삼성전자와 공동으로 현지법인을 설립했는데 이 법인의 성공 여부가 휴맥스의 주가 향방에 큰 영향을 줄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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