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아제약 강신호(85) 회장의 차남인 강문석(51·사진) 수석무역 부회장이 코스닥 상장사의 공금을 횡령한 혐의로 구속됐다. 서울동부지검 형사5부(부장 조남관)는 20일 자신이 소유한 코스닥 상장사 디지털오션의 공금 45억원을 횡령한 혐의(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 위반)로 강 부회장을 구속했다고 밝혔다.
강 부회장은 ‘비운의 박카스 황태자’로 불린다. 아버지 눈 밖에 나 2008년 동아제약에서 나와 딴 살림(주류회사인 수석무역)을 차리면서부터다. 강씨 부자는 2004년부터 동아제약의 경영권을 두고 다투기 시작했다. 그러다 강 회장이 2006년 7월 ‘황혼 이혼’을 한 뒤 관계가 급격히 악화됐다. 2008년 말 동아제약에서 자신의 지분을 전량 처분하고 스스로 물러난 강 부회장은 이후 수석무역을 차려 경영에 몰두했다. 그러다 온라인 광고회사 디지털오션과 수석밀레니엄(옛 천년약속)을 차례로 인수하며 사세를 확장했다.
이 과정에서 강 부회장은 ‘문재인(민주통합당 대선 후보) 테마주’로 불리던 우리들제약 인수를 통해 제약업계 복귀를 노렸다. 지난해 개인 돈 180억원을 들여 우리들제약을 인수하려 했다. 하지만 인수 주체가 돌연 디지털오션으로 바뀌면서 자금 사정이 좋지 않은 것 아니냐는 얘기가 돌기도 했다.
결국 디지털오션이 우리들제약 지분 11.3%를 68억원에 취득했으나 이게 독이 됐다. 적자로 인한 자금난에 빠지면서 강 부회장은 우리들제약 경영권 인수 포기와 함께 해당 지분을 되팔아야 했다. 강 부회장의 지인은 “큰 욕심을 부리지 않고 수석무역에만 전념했다면 강 부회장이 경영하던 다른 회사들까지 어려워지지는 않았을 것”이라며 안타까워했다.
하선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