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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력증강 뒤엔 서먼 ‘야전 본능’ 있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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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8면

서먼 사령관

다연장 로켓 MLRS와 ‘강철비(steel rain)’ 에이태큼스의 대량 반입, 이라크·아프가니스탄전 때 차출된 아파치 헬기 대대(24대)의 복귀, 미사일 요격용 패트리엇 미사일 증강…. 2012년 6월 현재 진행 중인 주한미군 전력 증강 리스트다.

 2015년 말 전시작전통제권(전작권) 전환과 한미연합사 해체를 앞두고 주한미군이 전력 증강에 나선 것을 두고 미국의 대한반도 방위 구상에 변화가 있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전작권 이양에 집중해야 할 때 오히려 전력 증강에 공을 들이고 있기 때문에 나오는 시각이다. 게다가 미국은 한·미 지상군 연합사단(혼성군) 창설 추진, 평택 이전이 예정됐던 2사단 포병부대의 동두천 잔류 등도 검토하고 있다.

 익명을 원한 군 정보 관계자는 “북한의 불안정성과 군사적 위협 증가, 중국의 군사대국 부상을 견제하기 위해 미국이 전작권 전환과 연합사 해체를 재고 중이라는 말이 있다”고 말했다. 이라크 및 아프간전 종료에 따라 전력을 재배치하면서 한국을 대중 군사견제의 거점으로 삼는다는 해석이다.

 청와대나 국방부 고위 당국자들은 전작권 전환 연기와 연합사 유지론을 강하게 부인한다. 정부 고위 관계자는 “전력 증강이나 한·미 연합부대 편제 등은 모두 2015년 전작권 이양을 차질 없이 진행하기 위한 구상”이라고 설명한다. 다른 관계자는 “연합사 유지론은 전작권 전환을 반대해 온 예비역 원로들이 연말 대선을 앞두고 제기하는 담론”이라고도 했다. 그는 “현재로선 우리 정부도 주한미군도 ‘2015년 전작권 전환, 연합사 해체’에 대해선 확고하다”며 “이번 워싱턴 2+2회담에서도 이를 전제로 한 포괄적인 연합방위체제를 강화했다”고 주장했다.

 ◆김성환 “한·미동맹 비용 지불”=김성환 외교통상부 장관은 15일(현지시간) 미국 로스앤젤레스 국제문제협회(WAC) 연설에서 “한·미 양국은 깨어 있는 동맹, 준비된 동맹, 능동적으로 질서를 창출하는 동맹으로 만들어 나가야 한다”며 “이를 위해선 더 어려운 결정을 수반하게 될 것이지만 이는 당연한 비용으로 기꺼이 지불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주한미군의 전력 증강을 제임스 서먼 사령관의 지휘 스타일에서 이뤄진 결단이라고 보는 시각도 있다. 야전에서 뼈가 굵은 서먼 사령관이 북한의 위협에 따른 취약점을 보완하기 위한 군사적 조치란 설명이다. 지난해 7월 부임한 서먼 사령관은 전략통인 월터 샤프나 버웰 벨 전 사령관과 달리 철저한 야전형 군인이다. 육군이면서 아파치 헬기 비행 자격증을 따고 공수부대 장교로 일했고, 2003년 이라크 연합구성군 전력을 총지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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