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한인 할머니 죽음에 흑인들 추모, 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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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워싱턴에서 샌드위치 가게를 운영하던 한 한인 여성의 죽음에 지역 내 흑인들의 추모가 잇따르고있다.

 주인공은 워싱턴 북동쪽 H스트리트와 7번가 사이의 코너에 있는 가게 ‘그레이스 델리’ 주인인 임해순(65·미국 이름 준 림·사진)씨다.

이민 1세대인 임씨는 지난 8년 동안 흑인 주민을 상대로 가게를 운영해왔다.

 하지만 14일 오전 6시30분쯤(현지시간) 매장에서 목에 총을 맞아 숨진 채 발견됐다. 경찰은 15일 “이번 사건을 강도 및 살인 사건으로 보고 수사하고 있으며, 용의자는 새벽 일찍 임씨가 가게 문을 여는 순간 범행을 저지른 것같다”고 밝혔다.

 임씨가 사망했다 는 소식을 들은 흑인들은 가게로 몰려들어 셔터에 ‘준(JUNE)’이 라고 적은 쪽지들을 붙이는 등 임씨를 추모하고 있다. 한 흑인 주민은 “준은 피부 색깔이 다른 우리를 가족처럼 여겼던 미소천사였다”며 “돈이 없다고 하면 그냥 줄 정도로 친절했다”고 울먹였다. 임씨의 아들 임도일씨는 “엄마가 원하는 일이었을 것”이라며 추모하러 온 흑인에게 가게 음식과 음료수를 공짜로 나눠줬다.

 경찰은 범인을 잡기 위해 2만 5000달러(2900만원)의 현상금을 내걸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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