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GA] 36언더파 듀란트 '신기 퍼팅'

중앙일보

입력

'불행은 한꺼번에 찾아온다(셰익스피어의 리어왕)' .

그러나 듀란트에겐 반대였다. 한꺼번에 행복이 왔고 고생 끝에 낙이 왔다.

조 듀란트(37.미국)가 19일(한국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라퀸타 소재 아널드 파머 프라이비트 웨스트GC(파72.6천2백38m)에서 끝난 미국프로골프협회(PGA)투어 봅 호프 크라이슬러 클래식 골프대회(총상금 3백50만달러) 최종 5라운드에서 우승했다.

상금은 63만달러(약 7억9천만원). 듀란트는 보기 없이 버디만 7개 잡으며 7언더파를 보태 닷새 합계 36언더파 3백24타의 경이적 기록으로 PGA 최저타(종전은 1993년 같은 대회에서 톰 카이트 35언더파) 역사를 다시 썼다.

또 1, 2라운드 합계 18언더파로 36홀 최저타 기록(종전은 96년 세인트 주드 클래식 대회에서 존 쿡의 16언더파)을 경신했다.

1~4라운드 합계에서도 29언더파를 쳐 존 휴스턴(98년 하와이언 오픈)과 마크 캘케베치아(2001년 피닉스 오픈)의 28언더파 기록을 낮췄다.

한꺼번에 세개의 신기록을 세웠다. 5라운드 합계 36언더파의 대기록은 17번홀(파3.1백19m)에서 작성됐다.

이미 16번홀(파4.3백28m)에서 3m짜리 버디 퍼팅으로 톰 카이트의 기록과 타이를 이룬 듀란트는 17번홀 9번 아이언 티샷을 깃대 후방 2.2m에 붙인 뒤 깨끗한 버디 퍼팅으로 PGA 19승의 대선수인 톰 카이트를 넘어섰다.

듀란트는 87년 앨라배마주 헌팅턴대 졸업과 함께 PGA 2부 투어에 입문했다.

이후 14년을 그늘에서만 지내 91년에는 클럽을 팽개치고 보험설계사와 골프용품 수리업 등을 전전했다. 1년 만에 아내 트레이시의 설득으로 골프채를 잡았지만 다시 2부 투어를 맴돌았다.

98년 간신히 PGA 풀시드를 따 1승(98년 모토로라 웨스턴 오픈)을 챙겼다.

그후 어깨 부상과 갈비뼈 골절로 지난해 상금 랭킹 76위(61만8천달러)가 고작이었다.

듀란트는 마지막 18번홀(파5.4백79m)에서 티샷을 페어웨이 중앙에 올려놓고도 더 이상 기록을 의식하지 않고 안전한 레이업 플레이로 3온 2퍼팅해 파를 잡았다.

경기 후 "운이 좋았을 뿐" 이라고 말할 정도로 그는 담담했다.고생이 그를 단련시켰던 것이다.

통산 2승을 올린 듀란트의 시즌 상금 랭킹은 1백5위에서 10위(68만3천2백달러)로 껑충 뛰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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