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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렴하고 서비스 좋아 한 때 호황 "주차단속 카메라 설치후 매출 뚝”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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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면

천안 특화거리 중 하나인 휴대폰거리가 최근 침체기를 겪고 있다.

천안시는 동종업종이 모여 상권을 형성해 경쟁구조를 갖추고 있어 소비자들에게 저렴한 가격에 다양한 제품을 한 곳에서 보여줄 수 있는 지역을 특화거리로 선정해왔다.

가구웨딩거리, 쌍용패션거리(로데오거리), 휴대폰거리, 공구상가거리, 병천순대거리 등 5개의 특화거리가 있다. 천안시도 특화거리에 지원사업을 펼쳐 활성화를 유도하고 있다. 그 중에서 휴대폰 특화거리는 상권 위축 현상을 보이고 있는 구도심 상권 회복방안의 일환으로 성황동 KT천안지사에서 문화교 구간을 지정했다.

처음 특화거리로 지정될 당시 이 일대는 35개의 휴대폰 판매업소가 성업 중이었고 특화거리 지정 이후 번영회를 구성한 상인들은 상품을 공동 구매해 가격 경쟁력을 강화하고 소비자 상담과 불만사항을 즉시 처리하는 등 고객 만족도를 높이는 데 주력했다.

시도 특화거리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해 특화거리를 알리는 조형물 2개를 설치했다. 하지만 최근 휴대폰거리는 다른 특화거리와 달리 뜨거운 햇볕에 더운 공기만 무겁게 가라앉아 있고 고객은 보이지 않았다.

휴대폰 특화거리 지정 당시 상인회가 결성돼 있었지만 업계의 특성상 업주가 수시로 바뀌는 등 유명무실해졌기 때문이다. 시의 지원도 특화거리임을 알리는 조형물 설치가 고작이다. 특히 인근 천안초등학교 앞 거리에 주차단속카메라 설치 이 후 주·정차 위반으로 인한 벌금이 이곳을 이용하는 고객들에게 부과되자 업계는 고객들의 자동차번호판을 가리거나 벌금을 대신 납부해가며 영업을 하고 있다. 그러나 이마저도 최근에는 고객들의 발길이 끊어지면서 매출이 감소하고 있는 추세다. 매장수도 초창기보다 감소해 현재는 10여 개 업소만 남았고 그나마 2곳은 가게를 비운 상태다.

이곳 대부분의 업주들은 이구동성으로 휴대폰거리가 죽었다면서 시의 지원이나 배려에 아쉬움을 토로했다.

월드텔레콤의 서홍식 사장은 “이곳에서 10년째 영업을 하고 있다. 4~5년 전이 활황이었는데 1~2년 전부터 매출이 감소했다. 경기도 안 좋지만 주차공간이 없는데다 단속카메라까지 설치돼 손님이 오지 않는다. 이곳에서 매장을 계속 해야하는지 고민 중이다”라고 말했다.

카이스 텔레콤의 권영신 사장은 “특화거리 조성 전부터 이곳에서 매장을 운영했다. 처음 특화거리를 조성하고 나서 몇 년간은 매출도 좋고 고객들도 많이 찾아왔는데 어느 날 시가 도로를 4차선으로 확장하면서 성황로 4거리와 초등학교 앞에 주차단속카메라를 설치하고부터 고객이 뚝 떨어졌다. 하루도 쉬지 않고 매장을 열었는데, 너무 어렵다. 시에서 배려를 해주면 좋겠다”고 했다.

휴대폰 일번가의 이광호 사장과 정상텔레콤의 최정수사장은 "휴대폰거리의 활성화를 위해 주차난 해결이 우선”이라며 "공용주차장 설치가 어려우면 주차단속을 완화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글= 조명옥 객원기자
사진= 조영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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