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산에 암센터 드림팀 뜬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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암 전문 치료 및 연구기관인 국립암센터(원장 朴在甲) 가 다음달 1일 경기도 일산에서 정식으로 문을 연다.

지난해 10월부터 43개 병상만 부분 가동하다 이번에 2백60여 병상으로 확대,본격 운영하는 것이다.

이 센터엔 우선 초현대식 장비들이 많다. 선진국도 몇대 없는 차세대 암치료기기인 양성자 치료기(대형 플랜트 규모) 를 내년 중 도입할 계획이다. 암 조직 인근의 손상을 최소화하며 암 조직을 죽이는 장비다.국내 유일의 기기가 되며 민간병원들의 과잉투자 방지를 위해 공용으로 이용할 계획이다.

단층 촬영기인 멀티 슬라이스 CT(컴퓨터 단층촬영) 는 국내에서 국립암센터만이 보유하고 있다.

이 센터는 또 국내외 암 전문가들을 상당수 확보, ‘드림 암센터’를 겨냥하고있다.

이건희(李健熙) 삼성 회장과 정세영(鄭世永) 현대산업개발 명예회장을 진료했던 미국 텍사스 소재 MD앤더슨의 세계적인 폐암 권위자인 이진수 박사(사진) 를 부속병원장으로 영입하기로 하고 본인의 내락을 받아놓았다.

미국 미네소타대학 치료방사선 전문가인 조관호(曺瓘鎬·사진) 박사도 영입돼 현재 근무중이다.유방암 센터장을 맡고 있는 고려대 의대 출신 이은숙(李銀淑) 교수 등 젊고 유능한 의사들이 포진해 있다.

암센터는 위 ·간 ·폐 ·대장 ·유방 ·자궁 등 한국인들이 많이 걸리는 6대 암을 집중적으로 진료 ·연구해 국제적인 경쟁력을 갖출 계획이다.

朴원장은 “국내 암환자들이 외국으로 치료받으러 가지 않도록 흡수하고 거꾸로 외국 환자들을 유치하는 병원으로 키우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국립암센터의 기능 중 중요한 부분이 국가 암정책의 두뇌역할이다.

암 조기진단 프로그램을 개발해 건강진단을 받을 때 전 국민이 활용토록한다는 것이다.

복지부는 암을 빨리 발견해 30%선으로 국력에 비해 뒤져있는 암 치료율을 미국 수준인 50%(2005년까지 40%) 까지 끌어올리겠다는 목표를 정했다.

1백42명의 연구진이 있는 센터내 연구소에서는 암 환자 통계사업과 암역학관리 등의 정책자료를 생산한다. 연구소는 6대 암의 표준 치료지침을 만들어 보급하겠다는 계획도 갖고있다.

국립암센터 신설을 계기로 보건복지부는 지난해 중순 암관리과를 신설하기도 했다.지금까지 정책의 사각지대였던 암에 대해 본격적으로 정부가 나선 것이다.

‘암을 이기는 이들의 모임’김상태(金相泰) 회장은 “국립암센터가 개원함으로써 암에 대한 정책이 뒤늦게나마 걸음마를 시작한 게 다행”이라고 말했다.

국립암센터는 진료의뢰서 없이 바로 방문하더라도 의료보험 혜택을 볼 수 있다. 내년 중에는 5백병상까지 늘릴 계획이다.현재 55명 선인 진료인력도 두 배로 늘릴 예정.

환자들이 어느 과를 가야할 지 헷갈리지 않도록 위암센터 처럼 질병별 센터로 조직을 갖춘 것도 이 센터의 특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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