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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view &] 인덱스 펀드 vs 액티브 펀드 … 정답은 없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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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12면

마이클 리드
피델리티자산운용 대표

최근 국내 증시는 유로존의 재정위기와 부양 정책에 대한 기대감으로 변동성이 큰 장세를 이어가고 있다. 이 같은 불확실성에 상반기 우수한 성과를 기록했던 펀드의 환매가 늘고 있고, 그러면서 대안으로 언론에서는 변동성이 상대적으로 작은 인덱스(패시브) 펀드에 투자하는 것이 안정적이라는 기사가 자주 등장한다.

 이번만 그런 게 아니다. 시장이 침체기에 들거나 대내외적 변수로 펀드 성과가 저조할 때면 액티브 펀드를 불신하는 내용의 기사가 나오는 경향이 있다. 시장에도 오르막이 있으면 내리막이 있기 마련이듯, 인덱스 펀드가 돋보이는 장세가 있는가 하면 액티브 펀드가 매력적인 시장도 있는데 말이다.

 인덱스 펀드처럼 패시브 전략으로 운용되는 펀드는, 펀드 매니저가 종목과 매수·매도 시점을 결정해 시장수익률을 웃도는 성과를 추구하는 액티브 펀드보다 변동성이 작고 상대적으로 안정적이라는 점에 대해선 동의한다. 그러나 패시브 전략의 특징인 ‘지수를 추종’해 시장 수준의 수익을 추구하는 점은 패시브 전략의 장점인 동시에 한계이기도 하다.

 인덱스 펀드는 시장과 업종(섹터)을 대표하는 지수를 따라가다 보니 2008년 금융위기와 같은 급락장에서는 지수를 따라 펀드 성과도 속수무책으로 추락할 수밖에 없다. 반대로 시장이 급등할 때는 시장을 훨씬 웃도는 성과를 낼 수도 없다. 상승장에서의 ‘플러스 알파’ 성과는 액티브 전략을 취하는 펀드가 달성할 수 있는 매력이다.

 패시브 펀드에 대한 관심은 최근 변하고 있는 투자자 성향과도 관련 있다. 최근 투자자는 ‘운용 성과’를 중시하는 동시에 ‘리스크 회피’에 대한 욕구도 커졌다.

 국내 투자자의 경우 2008년 금융위기의 경험 때문에 이런 성향이 생긴 것 같다. 2008년 개인이 경험한 투자 실패는 몇 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투자할 때 트라우마로 작용한다. 투자에 대한 불신감을 떨쳐내지 못한다. 투자라는 것이 본질적으로 손실에 대한 리스크(위험)를 안고 가는 것이라는 걸 모르는 사람은 없을 것이다. 그런데도 투자에 실패해 본 투자자는 리스크를 최소화하기 위해 노력하는 경향이 있다. 그런 이유로 많은 투자자가 보다 안정적인 패시브 전략의 투자 수단에 집중하고 리스크를 회피하기 위해 노력한다.

 그렇다면 펀드매니저의 재량과 판단에 따라 운용되는 액티브 펀드는 패시브 펀드와 비교했을 때 더 큰 리스크를 감수해야만 하는 투자 수단일까? 반드시 그렇지만은 않다. 앞서 언급한 것처럼 2008년 금융위기를 예로 들면 패시브 펀드가 지수 하락에 속수무책이었다면 액티브 펀드는 사전에 금융업종을 축소하는 등의 노력을 통해 손실 폭을 줄일 수 있었다. 액티브 전략이 리스크를 회피하기 위해 더 적절할 수 있다는 의미이다. 그렇기 때문에 패시브 운용과 액티브 운용은 그 차이와 장단점이 있을 뿐, 어느 한쪽이 다른 쪽에 비해 월등하게 우월하다거나 두 전략이 서로 반대라고 이해하면 곤란하다.

 옛날부터 각각의 운용 방식을 지지하는 투자자는 두 전략에 대해 수많은 옹호 혹은 반대 주장을 펼쳐오고 있다. 그러나 액티브 운용과 패시브 운용 전략을 둘로 갈라서 어느 하나가 더 우월하고 선호돼야 하는 것이 아니다. 투자자가 원하는 투자 성과에 도달하기 위한 수단이자 전략으로 받아들이는 것이 바람직하다. 투자를 할 때는 다양한 시기에 다양한 투자 기회와 도전에 직면할 수 있기 때문에, 어떻게 하면 두 전략을 균형 있게 구사하고 활용할 수 있을지에 대해 명확하게 이해하는 것이 투자 성공의 열쇠가 될 수 있다.

 다시 말해 투자자는 두 가지 전략 중 하나만을 배타적으로 지지하는 수준에서 벗어나 본인이 목표한 투자 성과와 리스크를 피하기 위해 적당한 때에 각각의 투자 옵션을 활용할 수 있는 지혜를 발휘할 수 있어야 한다.

 최근 유럽에서 일어나고 있는 재정위기의 그림자가 국내 주식시장에도 드리워지면서 이럴 땐 어떤 자산이 유리하고, 어떤 시장에 투자해야 하는지 등에 대해 수많은 전문가의 조언이 이어지고 있다. 어떤 조언을 택하고 어떤 전략을 취할 것일지에 대한 모든 판단은 자신의 투자 목표와 성향을 바탕으로 결정돼야 한다. 투자에 정답은 없지만 정도(正道)는 있다. 그것의 대내외적 악재가 만연한 현재의 투자 환경에서도 제대로 된 투자를 할 수 있는 방법이다.

마이클 리드 피델리티자산운용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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