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입마름증, 나이 탓보다 약물 탓

중앙선데이

입력

지면보기

274호 18면

어르신들을 진료하다 보면 자주 듣는 질문이 “입이 자주 마른데 방법이 없느 냐”는 것이다. 많은 경우 나이가 들어서 그렇다고 생각해버리기 쉬운데, 나이 탓이 아닌 경우가 많다.

원장원의 알기 쉬운 의학 이야기

입안에서 타액 분비가 감소하면 충치와 치주질환이 증가하고 입안에 세균 번식이 잘돼 입 냄새가 심해진다. 또한 입맛이 없어지거나 변하게 되고 맵고 신 음식을 먹을 때 아프게 된다.

입마름은 성인의 20% 정도에서 나타나는데 점차 나이가 들면서 증가해 노인에서는 30% 정도가 이 증상을 호소하게 된다. 노인들에게 가장 흔한 증상이다.

이처럼 나이가 들면서 나타나는 입마름의 원인으로 단순한 노화 현상보다는 복용 중인 약물, 앓고 있는 만성질환 때문인 경우가 더 많다. 연령이 증가하더라도 약을 복용하지 않는 건강한 사람은 타액 분비가 크게 감소하지 않으나 특정 약물에 의해, 그리고 그 약물의 개수가 증가할수록 입마름이 증가한다.

500종 이상의 약물들이 입마름을 유발할 수 있다. 대표적으로 항불안제, 항우울제, 항히스타민제, 혈압약 중 일부, 기관지 확장제, 콧물약, 근육이완제 등이 입마름을 유발하는 대표적인 약물들이다.

만성 질환 중에는 당뇨병이 입마름을 유발하는 대표적인 질환이다. 또한 쇼그렌 병은 침샘과 누액 샘에 자가면역성 염증질환이 발생해 입마름과 더불어 안구건조증이 나타난다. 그러나 이 두 가지 증상 외에도 혈액검사에서 특정 면역항체가 발견되고 특징적인 각막염 소견과 입술의 타액샘 조직검사에서 특징적인 소견을 보일 때 확진한다. 물론 흡연·음주·커피 등은 입마름을 더 악화시키므로 삼가거나 줄이는 게 좋다.

입마름은 주관적인 증상으로 타액 분비가 감소해 일어난다고 생각하지만 실제로는 타액 분비가 줄어들지 않은 경우도 많다. 기상 시 혹은 수면 중 입이 마른다고 호소하는 것은 타액 분비는 정상일 가능성이 높다.

입마름이 있을 때는 물을 자주 조금씩 마시는 것이 좋다. 우유는 타액 대체재로 좋다. 타액과 유사한 물질과 점도를 갖고 있어 건조한 구강의 보습과 윤활작용을 하는 동시에 구강 내의 산성 물질을 중화하고 치아에서 칼슘이 빠져 나가는 것을 막는다.

타액은 그 조성이 매우 복잡하여 완벽한 인공타액을 만드는 것이 쉬운 일은 아니지만 도움이 된다. 인공 타액제는 물에 비해 점성을 증가시켜 보습 효과가 연장되긴 하지만 한두 시간 이상 지속되지 못하는 제약이 있다. 국내 시판 중인 인공타액제로 탈리바액이 있다. 탈리바액에는 메칠셀룰로오스가 있어 점막의 습기를 보존해주고 솔비톨이 들어 있어 침의 분비를 촉진하게 된다. 드라이문트 겔이나 스프레이도 인공타액제로 사용할 수 있다.

아침에만 건조감이 심하다면 올리브기름을 자기 전에 입에 바르고 자는 것이 도움이 될 수 있다.

자일리톨이 함유된 캔디나 껌은 침의 분비를 증가시켜 잠시나마 증상 개선에 도움이 되지만 너무 많이 먹으면 설사와 복통을 유발하므로 주의해야 한다. 신 과일을 많이 먹는 것도 침의 분비를 촉진하지만 치아에 손상을 줄 수 있기 때문에 과도한 섭취는 피해야 한다.

이러한 조치에도 증상이 지속되면 병원에서 부교감 신경흥분제를 처방받아 복용할 수 있다.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