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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이스톡 통화량 급증한다는 카카오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경제 04면

“수치를 밝힐 순 없지만 보이스톡을 통한 통화 횟수가 예상보다 빠르게 급격히 늘고 있다.”

 모바일인터넷전화(mVoIP) 보이스톡을 시범 서비스한 지 사흘째인 6일 이석우(46) 카카오 공동대표는 이같이 말했다. 카카오톡 가입자 4600만 명을 기반으로 한 보이스톡이 등장하면서 mVoIP가 새롭게 주목받고 있다. mVoIP의 활성화 배경에는 ‘요금제’와 ‘기술’이라는 두 가지 이유가 있다. 이통사들은 스마트폰이 나오기 전까지는 데이터 요금을 비싸게 받았다. 소비자들이 실수로 사진을 내려받게 되면 휴대전화 전원을 황급히 눌러 끄던 시절이다. 이때까지만 해도 음성을 요금이 훨씬 비싼 데이터로 보내는 것은 생각도 하지 못할 일이었다. 하지만 스마트폰이 등장하면서 이통사의 요금 정책에 큰 변화가 왔다. 이통사들은 10초당 18원씩 받는 음성통화 요금을 주수입원으로 삼았다. 대신 데이터 요금을 싸게 책정했다. 3G에서는 데이터를 무제한으로 쓸 수 있게 했다. 4G LTE에서는 요금제에 따라 데이터 송수신량을 제한하기는 했으나 기가바이트(GB) 단위로 제공하고 있다. 이러한 요금제 때문에 음성을 데이터로 사용하는 게 훨씬 저렴해졌다. mVoIP의 등장은 통신사들의 이러한 요금정책이 부메랑이 돼 돌아오고 있는 셈이다.

 기술 발전도 mVoIP 등장을 부채질했다. 8분치 통화량을 1MB에 담을 정도로 데이터 압축 기술이 발전했기 때문이다. 통신 기술의 발달도 한몫했다. 전에는 음성까지 데이터를 보내기에는 용량과 속도에 문제가 많았지만 3G, 4G로 망이 고도화하면서 데이터 수용 여력이 커졌다.

 mVoIP의 등장은 유선전화에 070 인터넷전화가 등장한 것과 유사한 과정을 거치고 있다. 3분 통화당 30원의 통화요금을 받던 KT나 데이콤 등의 전화업체들은 유선 인터넷전화 도입에 반발했다. 하지만 결과적으로 SK브로드밴드 등 초고속인터넷 업체들을 통한 인터넷전화 서비스를 하고 있고, KT는 기존 전화번호로 인터넷 전화를 쓸 수 있는 서비스까지 도입했다.

 보이스톡이 카카오톡의 무료 메신저 기능처럼 대중적 서비스로 자리 잡을지는 통화 안정성에 달려있다. 카카오톡은 최근 두 차례나 불통되는 소동을 겪었다. 카카오 측은 “한 번은 정전, 한 번은 공사 중 포클레인이 전선을 찍어서 생긴 사고”라며 “데이터 폭증은 문제 없다”고 해명했다. 그러나 보이스톡 이용자들이 한꺼번에 접속할 경우 망 과부하 문제는 불거질 수밖에 없다.

이통사들이 반발 움직임을 보이는 것에 대해 인터넷사업자들은 “망 위에서 어떤 서비스가 돌아가건 차단하거나 차별해서는 안 된다는 것이 망 중립성의 핵심”이라고 반박했다. 가입자들이 낸 기본요금에는 망을 이용할 권리가 이미 포함돼 있다는 것이다.

 해외에서는 mVoIP에 대한 이통사들의 대응은 크게 두 가지 모델로 나뉜다. 하나는 통신사 자율규제에 맡기는 것이다. 실제로 일본 NTT 도코모와 소프트뱅크는 이용 약관을 통해 mVoIP 서비스 이용을 원칙적으로 금지하고 있다. 우리나라 LG유플러스와 같은 경우다. 다른 하나는 mVoIP 서비스를 전면 허용하되 통신료를 인상하는 안이다. 영국의 보다폰은 월정액 41파운드 이상의 가입자에게 mVoIP 서비스를 허용하고 있다. 독일의 T모바일은 월정액 49.95유로 이상, 프랑스 오렌지도 월정액 49유로 이상의 이용자에게 허용하고 있다. 

박태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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