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버드 동창회 명부에 폭탄 테러범 올라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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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0면

유나보머

미국 명문 하버드대 동창회 명단에 1978~95년 연속 소포 폭탄 테러를 일으킨 유나보머(UNABOMBER)의 근황이 게재돼 최근 사무국이 유감을 표명했다고 일본 산케이신문 등 외신이 전했다. ‘유나보머’는 대학(University)과 항공사(Airline)를 표적으로 한 폭탄범(Bomber)이라는 뜻이다. 본명은 테드 카진스키(70)로 1962년 하버드대 졸업생이다.

 이번 일은 지난달 하순 매사추세츠 케임브리지 하버드대 캠퍼스에서 열린 62년 졸업생 동창회에서 발생했다. 졸업 50주년 동창회였다. 배포된 기념 동창회 명부에 카진스키의 이름이 들어 있고 ‘근황’까지 소개된 것이 문제였다. 현재 직업에는 ‘죄수’, 수상 경력에는 ‘1998년 캘리포니아주 동부지역 연방 법원에서 8개의 종신형’, 현주소란엔 콜로라도 형무소의 주소가 각각 적혀 있었다. 이 소식이 알려지자 유나보머 사건의 희생자 유족은 격앙했다. 이에 동창회 사무국은 “고통을 느낀 사람들에게 사과하고 싶다”며 유감을 표시했다.

 하버드대에서 수학을 전공한 카진스키는 졸업 후 미시간대에서 박사학위를 취득했다. 캘리포니아의 버클리대에서 조교수로 일하다 71년 그만두고 산 속에서 은둔생활을 시작했다. 그는 78년 5월 노스웨스턴대에 폭탄 소포를 배달해 경비원을 다치게 하는 등 적어도 16건의 유사한 범행을 일으켜 3명이 숨지고 23명이 다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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