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체육계 김운용회장 재선 여부에 관심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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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48개 경기단체 등 체육계 활동 전반을 관장할 차기 대한체육회장 선출이 걸린 대의원 총회(27일)가 다가오면서 김운용 현회장의 거취에 체육계 안팎의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김 회장의 재선은 특히 7월 모스크바에서 열릴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총회에서의 IOC위원장 후보 출마 여부와 맞물려 지지 움직임이 일고 있는 한편으로 「사실상의 종신제」구축이라는 반대 여론도 만만치 않아 벌써부터 상당한 논란거리로 부각되고 있다.

동.하계올림픽 종목 단체대표, 대한체육회 이사, 시도지부 대표자 등 체육계 대표들로 구성된 회장 추천위원회 11명은 오는 6일 서울 신라호텔에서 만나 임기 4년의 차기회장 후보를 정해 대의원 총회에 추천할 계획이다.

지금까지 차기회장 후보로 김운용 회장 외에는 뚜렷이 거론되고 있는 인사가 없다. 체육계 원로 C씨가 조심스럽게 입에 오르내리고 있으나 김 회장의 대항마로서는 별다른 주목을 끌지 못한다는 평이다.

그러나 김 회장이 지난 1993년부터 이미 2기를 연임한 상태로 `1인 독주'에 대한 경계감도 적지않아 정치권의 입김으로 제3의 인사가 추천될 가능성을 전혀 배제할 수 없다.

체육계 일각에서는 이와 관련, 스페인이 지난 1980년 IOC위원장 선거 당시 범국가적으로 사마란치 위원장 출마를 전폭 지원했음을 상기시키면서 IOC위원장 후보출마를 지원하기 위한 차원에서라도 대안이 없다는 입장을 보이고 있다.

IOC위원장이 국제무대에서 차지하는 영향력과 비중, 국가 대표성 등을 두루 감안할 경우 체육계가 김 회장의 IOC위원장 출마를 측면 지원할 수 밖에 없다는 시각이다.

이에 대해 김 회장은 체육회장 선거에 대해 아직 구체적인 입장을 표명하지 않고 있으나 IOC위원장 출마를 염두에 둘 경우 달리 결정을 내리기는 어려울 것으로 전망된다.

IOC 위원장 선거에 나서려면 체육회장이 겸하고 있는 국가올림픽위원회(NOC) 위원장 자격으로 출사표를 던지는 것이 유리하기 때문.

이 때문에 김 회장의 재선을 사실상 기정사실로 받아들이고 있는 분위기가 강하지만 반대여론 역시 만만치 않게 제기되고 있다.

특히 체육회 회장선거 규정상 체육회 이사 2명, KOC 상임위원 1명, 명예회장.고문단 1명 등 추천위의 인적구성 요인이 현 회장에게 유리하게 돼 있어 제3의 인물이 나설 수 있는 제도적 장치가 미흡하다는 비난이 끊이지 않고 있다.

이번 선거규정이 개정되지 않는 한 김 회장의 재선은 사실상 기정사실화될 수밖에 없다는게 체육계 일각의 불만섞인 관측이다.

현행 규정이 추천위가 2명 이상의 후보를 대의원 총회에 추천하도록해놓고도 추천위원 전원이 만장일치로 결정할 경우 1인만의 후보를 추천할 수 있는 단서조항을 담아 종신직이 될 수도 있다는 지적도 있다.

또한 국내 체육계의 장기적인 발전 차원에서라도 김 회장의 대를 이어 국내 체육계를 이끌어갈 유망한 인물이 쉽게 도전할 수 있는 체제를 정비해야한다는 지적도 아울러 제기되고 있다.

이밖에 추천위의 비밀투표 채택 여부와 검증장치 등 객관성과 공정성을 보장하기 위한 아무런 장치가 마련되지 않은 점도 문제점으로 지적되고 있다.

차기 국내 체육계의 수장 선임 문제는 대의원 총회가 점차 다가오면서 상당한 논란이 빚어질 가능성도 있을 것으로 보인다.(서울=연합뉴스) 김권용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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