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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개접는 `인간새' 부브카

중앙일보

입력

`인간새' 세르게이 부브카(37.우크라이나)가 날개를 접는다.

20년간 `장대높이뛰기의 황제'로 군림해 왔던 부브카는 오는 12일 해마다 그의 이름을 따 열리는 장대높이뛰기대회에서 공식 은퇴식을 갖는다고 1일(이하 한국시간) 밝혔다.

부브카의 고향인 우크라이나 도네츠크에서 열리는 이 대회에는 부브카의 초청을 받은 그의 오랜 친구이자 라이벌인 미하엘 스톨레(독일)와 92년 바르셀로나올림픽 챔피언 막심 타라소프(러시아) 등이 참가하지만 부브카가 선수로 나설 지는 미지수다.

부브카가 세계 육상계에 그의 존재를 알린 것은 83년 제1회 헬싱키 세계선수권대회.

당시 19세였던 부브카는 5m70을 넘어 우승한 이래 97년 아테네대회까지 전무후무할 세계선수권 6연패를 달성했고 사상 첫 6m벽도 돌파했다.

35차례나 세계신기록을 새로 작성한 부브카가 94년 7월 이탈리아 세스트리에에서 세운 세계기록(6m14)은 지금까지도 넘지 못할 `벽'으로 남아있다.

부브카는 자타가 공인한 장대높이뛰기 1인자였지만 올림픽과는 다소 인연이 멀었다.

88년 서울올림픽에서 유일하게 금메달을 목에 걸었지만 92년에는 컨디션 난조로 탈락하고 96년엔 부상이 악화돼 경기 직전 기권하는 등 불운의 연속이었다.

또 은퇴무대로 생각하고 출전한 시드니올림픽에서는 예선에서 무리하게 5m70에 바를 올려 도전했다가 3차례 모두 실패, 본선진출조차 좌절됐었다.

부브카의 은퇴를 `농구황제' 마이클 조던의 퇴장에 비유한 미국 장대높이뛰기선수 제프 하트위그의 말처럼 부브카는 20세기 세계 스포츠를 빛낸 최고의 스타중 하나로 기억될 전망이다.(서울=연합뉴스) 이정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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