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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작년 4분기 성장 큰폭 둔화

중앙일보

입력

국 경제는 지난해 4.4분기 민간 전문가들의 예상보다 훨씬 낮은 1.4% 성장하는데 그친 것으로 31일(이하 현지시간) 미 상무부가 잠정 발표했다.

이는 0.8%를 기록했던 지난 95년 2.4분기 이후 가장 낮은 것이다. 월가에서는 4.4분기의 미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이 3.4분기에 기록된 2.2% 수준일 것으로 내다봤었다.

성장률은 지난해 2.4분기의 5.6% 이후 급격히 둔화되고 있다.

반면 2000년 전체로는 5% 성장을 이뤄 4년 연속 GDP가 4% 이상 증가하는 기록을 세운 것으로 집계됐다. 미국이 4년 연속 4% 이상의 성장을 기록하기는 지난 60년대 중반 이후 처음이다.

상무부는 경제의 견인차인 소비지출 증가율이 4.4분기 2.9%에 그쳤다면서 이것이 3.4분기의 4.5%에 비해 크게 낮은 것은 물론 지난 97년 2.4분기 이후 최저라고 설명했다.

특히 자동차와 컴퓨터 등 주요 내구재가 줄어 자동차의 경우 4.4분기중 24.4%나 감소한 것으로 집계됐다.

설비 투자도 99년 4.4분기 이후 가장 낮은 마이너스 1.5% 증가를 기록했다.

인플레의 경우 지난해 4.4분기에 연율 기준으로 2.2% 상승해 3.4분기의 1.8%를 웃돌았다. 2000년 전체로는 2.4% 상승해 지난 93년 이후 가장 큰폭으로 뛰었다.

경제전문가들은 지난해 4.4분기의 성장률이 급감한데 대해 근 10년간 이어진 미국의 경제 확장세가 마침내 끝남을 의미하는 것일 수 있다면서 경기 둔화에 자극받아 민간 소비가 크게 위축될 경우 성장 후퇴도 가능하다고 우려했다.

앨런 그린스펀 미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 의장도 지난주 미 의회에 출석해 올해 1.4분기 성장이 "거의 제로인 것으로 보인다"면서 경기 위축으로 민간 소비가 동결될 경우 10년 사이 첫 마이너스 성장이 이뤄질 수도 있다고 경고했다.

FRB는 그린스펀의 이같은 지적이 나온 후 31일 올들어 두번째로 연방기금 금리를 0.5%포인트 인하한다고 발표했다. FRB는 지난 3일에도 금리를 0.5%포인트 전격인하했다.

민간전문가들은 FRB가 미 경기둔화폭 확대를 감안해 금리를 추가 인하할 가능성을 점치고 있다.

상무부가 이날 발표한 GDP 분석은 잠정 수치로 오는 28일의 1차 수정을 포함해 두차례 손질돼 확정된다. (워싱턴 AP=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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