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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적 IT기업 300개 … 삼국지 촉나라 수도의 ‘개벽’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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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4면

중국 쓰촨성 청두시 남부에 조성되고 있는 하이테크지역 내 소프트웨어단지 전경. 서부대개발의 전진기지인 청두 하이테크지역에는 마이크로소프트(MS)·인텔·IBM·델·노키아·소니 등 세계적인 기업들이 진출해 있다. [사진 청두하이테크산업개발구]

지난달 16일 중국 서부대개발의 중추도시인 쓰촨(四川)성 청두(成都)의 남부 지역에 건설되고 있는 ‘톈푸(天府)’ 신도시. 초현대식 빌딩과 국제학교·병원 등 각종 편의시설이 들어서 있고 도로와 공원 등 기반시설들이 잘 정비돼 있었다. 60만 명이 거주할 수 있는 서구식 주거단지도 조성되고 있다. 2300년이 넘는 오랜 역사를 자랑하는 청두의 별칭인 ‘톈푸(하늘이 내린 땅)’가 21세기식으로 구현되고 있는 현장이었다.

 신도시 내 소프트웨어단지는 당국이 특별히 심혈을 기울이고 있는 핵심 지구다. 최상의 근무환경과 하이테크인프라가 잘 갖춰져 있다. IBM·알카텔루슨트·시스코·노키아지멘스네트워크·알리바바·레노보 등 300개가 넘는 세계적 기업이 이곳에 자리를 잡고 있다. 톈푸소프트웨어단지의 두팅팅(杜<5A77><5A77>) 총경리는 “소프트웨어(SW)와 서비스아웃소싱을 청두의 가장 경쟁력 있고 대표적인 전략산업으로 육성하려고 한다”고 말했다. 정부는 이를 위해 관련 산업에 2007년부터 매년 2억 위안(약 370억원)을 투자하고 있다. 중국판 실리콘밸리를 꿈꾸는 곳이다.

 신도시는 중국 국무원(중앙정부)이 내륙 개발을 위해 1991년 계획을 승인한 청두 하이테크 산업개발지구의 남부원구(園區·사우스파크)에 위치하고 있다. 하이테크 지구 전체에는 미국 포춘지 선정 세계 500대 기업 중 100개를 비롯해 1000여 개의 외국투자기업 등 3만 개의 기업이 입주해 있다.

  소프트웨어단지를 중심으로 발전하고 있는 톈푸신도시는 중국의 서부대개발 프로젝트를 한 단계 업그레이드시켜 놓았다. SW와 생명공학(BT)·의약 등 첨단산업 기업들을 적극 유치함으로써 상대적으로 부유한 동·남부 연안 지역을 단순히 따라가는 데 그치는 것이 아니라 추월까지 넘보고 있는 것이다.

 청두의 소프트웨어 산업은 실제로 급성장하고 있다. 매출은 2003년 66억 위안(약 1조2000억원)에서 2010년 863억 위안(약 16조원)으로 7년 사이 10여 배나 늘어났다. 정부와 시 당국은 외자 등 투자유치를 위한 각종 인센티브를 제공하고 있다. 청두 하이테크 산업개발지구 정샤오밍(鄭小明) 계획건설국 국장은 “임대보조금과 정착지원금을 제공하고 기업 소득세 감면, 부과세 환급, 영업세 면제 등 다양한 혜택을 마련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삼국지에서 유비(劉備)의 촉(蜀)나라 수도였던 청두는 장구한 역사와 풍부한 문화유산을 자랑하는 중국 서부의 기술·교역·금융의 중심지다. 주변 지역들과 인근 국가로 촘촘히 뻗어 있는 도로·철도와 항공 교통망의 허브이기도 하다.

 촨진민(權進民) 하이테크 지구 투자서비스국 부국장은 “인구 1400만 명의 청두는 중국에서 가장 다이내믹한 도시 중 하나”라며 “첨단산업에 필요한 인재가 풍부하고 남서부에서 도시경쟁력 1위인 청두의 발전 가능성은 어느 곳보다 크다”고 강조했다. 청두에는 51개 대학에 57만 명의 대학생(대학원생 이상은 6만 명)이 재학 중이다. HSBC·씨티은행·스탠다드차타드·JP모건·도이체방크 등 세계적인 금융회사들이 있어 투자환경도 탁월하다.

 하오웨난(<90DD>躍南) 쓰촨성 신문판공실 부주임은 “한국 등 외국 기업들이 중국 개혁·개방 지도자 덩샤오핑(鄧小平)의 고향(광안·廣安)이 있는 서부대개발의 핵심 지역 쓰촨성에 적극 진출하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서부대개발=선전(深?)·광저우(廣州) 등 남부와 상하이(上海)·쑤저우(蘇州)·하이먼(海門) 등 동부 연안의 부유한 지역에 비해 상대적으로 낙후된 쓰촨성 등 중서부 12개 성·자치구 지역을 대대적으로 개발하는 프로젝트. 중국 정부는 중서부의 풍부한 천연자원과 동부 연안의 자본을 연계해 대륙의 균형발전을 꾀하기 위해 2000년부터 50년에 걸친 장기간의 서부대개발 계획을 추진하고 있다. 첫 10년 동안은 인프라 구축에 주력했으며 지난해부터 2030년까지 2단계 기간에는 청두 등 개발 거점을 집중 육성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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