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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웨딩 플래너' 슈퍼볼 주말 1위 개봉!

중앙일보

입력

일요일인 28일, 미국을 떠들썩하게 만들었던 미식축구 슈퍼볼 게임이 남성들을 TV 앞으로 집합시킨 가운데, 여성관객을 타겟으로 한 신작 로맨틱 코메디물 '웨딩 플래너(The Wedding Planner)'가 26일부터 28일까지의 주말 북미흥행에서 1,351만불을 벌어들이며 1위를 차지하였다.

슈퍼스타 제니퍼 로페즈와 매튜 맥커너히가 주연한 이 영화는 평론가들의 혹평에도 불구하고 성공적인 개봉시기 선정에 힘입어 슈퍼볼에 남자친구와 남편을 빼앗긴 여성관객들을 극장으로 불러들이는데 성공했다. 이는 역대 슈퍼볼 주말 개봉한 영화들중 99년의 '쉬즈 올 댓(She's All That)'이 벌어들였던 1,600만불에 이어 두 번째로 높은 주말 흥행수입이다.

지난 주말까지 2주 연속으로 깜짝 1위를 차지하였던 10대 흑백남녀의 댄싱 로맨스물 '세이브 라스트 댄스(Save the Last Dance)'는 978만불의 수입으로 한 계단 내려온 2위를 차지하였으나 제작비가 1,300만불에 불과하다는 점과 특기할 만한 스타가 나오지 않는다는 점을 감안하면 이같은 흥행 역시 성공적이라 할 수 있다.

이번 주말 3위와 4위에는 국내 개봉을 앞둔 톰 행크스 주연의 '캐스트 어웨이(Cast Away)'와 마약전쟁을 사실적으로 다룬 화제작 '트래픽(Traffic)'이 각각 809만불과 646만불의 수입으로 랭크되었다. 개봉 38일째인 '캐스트 어웨이'가 현재까지 벌어들인 총수입은 1억 9,324만불로서 영화를 배급한 20세기 폭스사의 대변인은 다음 주말이면 2억불돌파가 가능할 것으로 예측하였다. 폭스사의 배급담당 부대표인 리차드 마이어슨은 "'캐스트 어웨이'는 이제 2억 1,500만불의 흥행고지를 향해 달려가고 있다. 만일 이 영화가 오스카상을 수상한다면 최종적으로 이 영화가 얼마나 벌어들일지는 아무도 예상하지 못할 것."이라며 흥행 행진을 기뻐하였다.

이어서 '웨딩 플래너'와 같은 날 개봉한 10대 여성용 신작 '슈가 앤 스파이스(Sugar and Spice)'가 589만불의 수입을 올려 5위를 차지하였고, 골든 글로브에서 당당히 감독상과 외국어 영화상을 수상하며 꾸준히 흥행상승 곡선을 그리고 있는 '와호장룡'이 불과 868개 극장에서만 506만불의 수입을 추가하며 지난 주말보다 두 계단이나 오른 6위를 기록하였다. 이 영화의 극장당 수입 5,825불은 이번 주말에도 역시 20위권내 영화들중에서 단연 1위이다. 이분야 2위는 2,785개 관에서 상영된 '웨딩 플래너'로 극장당 수입은 4,851불이다.

이번 주말동안 12위권내 영화들(일명 Golden Dozen)이 벌어들인 총수입은 7,375만불이었는데, 이는 지난 주말(9,044만불)과 비교할 때 18.5%가 감소한 성적이지만 '아이 오브 비홀더'와 '넥스트 프라이데이(Next Friday)'가 각각 596불과 575만불을 벌어들여 1위와 2위를 기록했던 작년의 같은 기간 성적(4,568만불)과 비교할 때는 무려 61.5%나 증가한 성적이다.

이번 주말 1위로 개봉한 '웨딩 플래너(The Wedding Planner)'는 톱 가수 겸 인기 배우인 제니퍼 로페즈와 '타임 투 킬'과 'U-571'의 핸섬 스타 매튜 맥코너히가 사랑에 빠지는 남녀 주인공을 연기한 로맨틱 코미디물이다. 연출은 신인 아담 생크만이 담당하였다.

2,800만불의 제작비를 들인 이 영화는 최근 출시된 로페즈의 새앨범 'J. Lo'와 함께 상호 상승효과를 내었을 뿐 만 아니라, 무엇보다도 남성들을 슈퍼볼 TV 중계에 빼앗긴 여성관객들을 집중 공략해 이같은 성공을 거둔 것으로 흥행분석가들은 해석했다.

이 영화의 미국내 배급권을 가진 콜롬비아사의 배급대표 제프 블레이크는 "기대치의 최고에 해당하는 성공이다."고 기뻐하면서, 다가오는 발렌타인 겸 프레지던트 데이 연휴기간에도 주류급 로맨틱 코미디물이 이 영화밖에 없다는 점을 들어 흥행세가 이어질 수도 있을 것이라 기대하였다. 또, 콜롬비아사의 대변인은 이 영화가 예상대로 여성관객들이 주를 이루었다고 전하면서 미국내에서 최종적으로 5천만불 이상의 수입을 거둘 것으로 전망하였다. 한편, 이 영화의 미국외 배급권은 제작비의 50%를 부담했던 인터미디어사가 소유하고 있다.

매리 피오레(제니퍼 로페즈)는 샌프란시스코에서 가장 유명한 웨딩 플래너(결혼식 설계사)이다. 그녀는 다른 이들의 사랑의 꿈을 실현시키는 데는 특별한 재주가 있지만 정작 그녀 자신은 너무나 바쁜 나머지 사랑은 꿈도 못꾸고 있다. 최대의 고객인 인터넷 재벌 프란 도놀리(브리짓 윌슨-샘프러스)의 결혼식 준비에 바쁜 일정을 보내던 매리는 기차와의 끔찍한 충돌직전에 핸섬한 스티브 에디슨 박사(매튜 맥코너히)에 의해 구조된다. 그와 달콤한 저녁시간을 가진 매리는 마침내 자신의 천생연분을 찾았다고 생각하지만 스티브가 바로 프란의 예비 신랑이라는 것을 알고는 세상이 무너지는 듯한 느낌을 갖는다. 더 황당한 일은 매리의 아버지 살바토레(알렉스 로코)가 점지해둔 매리의 신랑감 마시모 란제타(저스틴 챔버스)가 시실리로부터 그녀를 찾아온 것. 이제 그녀는 사랑과 일 사이에서 극심한 혼란에 빠진다.

평론가들은 이 영화에 거침없는 혹평을 퍼부었다. 뉴스데이의 존 앤더슨은 "이 영화를 계획(플래닝)했을 때, 스튜디오의 헤드들은 도대체 무엇을 생각하고 있었는지, 혹은 무슨 술을 마시고 있었는지가 궁금할 따름."이라고 공격하였고, 월 스트리트 저널의 죠 모겐스턴은 "스토리가 3단계 스모그 경고가 내려진 캘리포니아를 배경으로 진행되는 내내, 나는 다른 스토리 전개를 상상하려고 노력하면서 뇌사상태를 면해야 했다."고 혹평을 가했다. 또, 뉴욕 타임즈의 A.O. 스캇은 다음과 같은 긍정적인(?) 어투로 자신의 리뷰를 마무리하였다. "'웨딩 플래너'는 모든 노력에도 불구하고 정말 형편없었다. 하지만 기껏해야 1시간 45분 뿐 이었지 않은가?"

'웨딩 플래너'와 비슷하게 여성관객층을 타겟으로 개봉한 '슈가 앤 스파이스(Sugar and Spice)'는 제작사인 워너 브러더즈 측이 평론가들을 위한 시사회를 취소함으로써 영화의 수준이 기대에 못미칠 것이라는 전망을 낳았던 영화이다. 따라서 메이저 언론들의 평은 전해지지 않았지만 개봉후 극장에서 영화를 본 일부 평론가들에 따르면 그렇게 형편없을 정도는 아니라고.

'아메리칸 뷰티'에서 이미 치어리더로 출연해 케빈 스페이시의 혼을 빼놓은 미나 수바리와 '생방송 에드 tv'의 알렉산드라 홀든 등이 절친한 치어리더 친구들로 출연하는 이 블랙 코미디의 연출은 프란시스 맥두걸이 담당하였다.

다섯 명의 치어리더 친구들중 한명이 자신들의 미식축구팀의 스타 플레이어로 인해 임신했음이 밝혀지자 이들의 결속력은 더욱 공고해 진다. 학업과 치어리더 연습에 건강한 출산을 위한 라마즈 호흡법의 강습까지 바쁜 일과중 그들은 아기의 미래를 위해 은행을 털기로 결심한다. 이들의 행동이 전국적으로 알려지면서 이들은 유명인이 되는데...

이번 주말 나머지 10위권에 든 작품으로는, 지난 주말 처음 10위권내에 등장한 가이 리치 감독, 브래드 피트 주연의 '스내치(Snatch)'가 471만불의 수입을 올려 7위를 차지하였고, 숀 코네리 주연의 '파인딩 포레스터(Finding Forrester)'가 461만불의 수입으로 8위를 기록하였으며, 멜 깁슨과 헬렌 헌트 주연의 복고풍 코미디물 '왓 위민 원트'가 437만불의 수입으로 9위, 산드라 불록이 미스 USA 대회에 위장 출전하는 왈가닥 FBI 요원을 연기하는 '미스 컨지니앨리티(Miss Congeniality)'가 417만불의 수입으로 10위에 턱걸이하였다. 이중 '미스 컨지니앨리티'의 개봉후 총수입은 9,329만불로서 1억불 돌파는 무난할 것으로 전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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